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판단을 유보하면서 국내 두번째로 세워진 원자력발전소인 월성1호기는 해체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작년 12월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월성1호기 영구정지 승인을 받았다. 현재 원자로에서 연료와 냉각재를 모두 꺼낸 상태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한수원은 원자로 시설을 영구정지한 날부터 5년 내 해체 승인을 원안위에 신청해야 한다. 한수원 관계자는 "아직 해체 승인 신청서를 작성하지는 않았고, 구체적 신청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해체 승인 신청서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신청서를 마련한 뒤 원안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원안위는 해외 선진기업의 자문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평가 등을 통해 해체 계획서의 적합성을 검증한 뒤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해체 승인이 내려지면 시설물 본격 해체, 부지 복원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부지 복원 이후 진행 경과, 최종 부지의 방사능 현황, 해체 전후의 원자로 시설 등 해체 완료 상황은 또다시 원안위에 보고된다. 마지막으로 원안위가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월성 1호기의 운영허가를 종료하면 모든 절차가 끝난다.
이같은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에만 15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수원은 지난해 2020년 월성1호기 해체계획서 착수, 2021년 제염 철거계획 수립, 2022년 폐기물 처리시설 구축계획, 2023년 주민 의견 수렴, 2024년 최종 해체계획서 제출을 예정해놨다.
원전 해체 비용은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에 따라 1개 호기당 8129억원으로 정해져 있다.
한수원은 원전 해체에 필요한 기술 58개 가운데 51개를 확보했으며, 내년까지 나머지 기술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고리 1호기의 경우, 2017년 6월 19일 영구정지가 결정된 뒤 3년 만인 올해 6월 해체 계획서가 나왔다. 고리1호기 해체 완료 시점은 2032년 말이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서 1975년 6월착공, 1983년 4월 상업 운전에 들어간 월성1호기는 2012년 11월 설계수명(30년)이 만료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원안위로부터 2015년 2월 10년 연장운전 계속운전 허가를 받고 발전을 재개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2018년 6월 한수원 이사회에서 조기 폐쇄가 결정됐고, 2019년 12월 원안위가 영구정지를 결정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오른쪽)가 보인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