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전파진흥원)의 공적기금이 불법적으로 MGB파트너스의 성지건설 지분 인수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불법 사모펀드 사태가 국정감사에서 주요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지난 2018년 전파진흥원이 내부검사 결과를 근거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사건이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당시 전파진흥원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정영제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 △박준탁 MGB파트너스 대표(성지건설 이사) 등을 횡령·배임·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해당 상품을 판매한 대신증권과 자금수탁회사인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줄 것을 검찰에 의뢰했다.
전파진흥원은 지난 2017년 6월5일 대신증권을 통해 옵티머스의 레포펀드 1호에 72억5000만원의 공적기금을 투자했다. 이후 2018년 3월 22일까지 대신증권(546억5000만원)과 한화투자증권(202억원) 등을 통해 총 748억5000만원의 공적자금이 옵티머스펀드로 유입됐다.
이중 성지건설에 투자된 돈은 342억원이며, MGB파트너스가 성지건설 지분확보를 위해 전환사채·유상증자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투여된 자금은 251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한영회계법인은 대주주인 MGB파트너스의 불투명한 자금 출처와 회계처리를 문제 삼아, '성지건설의 2017년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의 외부감사에서 '거절' 의견을 냈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10월 성지건설은 상장 폐지됐다.
전파진흥원은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가 펀드계약과 다른 용도로 투자금을 사용했다고 내부감사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파진흥원에 따르면 대신증권 금융상품 제안서상 편입가능 자산은 '신용등급 AAA의 국고채·은행채와 만기 45일 이내인 정부기관에 납품하는 기업의 매출채권'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옵티머스가 투자한 매출채권은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성지건설·STX건설)에 집중돼 있었으며, 투자금도 MGB파트너스의 성지건설 지분확보로 쓰였다. 전파진흥원은 이 점을 문제로 삼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 16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사건과 관련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경인본부, 대신증권 본사, 강남N타워에 수사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검찰은 전파진흥원이 판매사인 대신증권 등을 통해 옵티머스에 13차례에 걸쳐 약 1060억원을 투자한 곳으로 보고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