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음악 데이터 창고`로 실력있는 스타트업 성장 돕겠다"

30세 넘어 처음 접한 SW에 빠져
무료 음악 콘텐츠, 엑셀로 기록
대기업급 DB 구축 세계에 우뚝
다양한 新서비스 창출 '화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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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음악 데이터 창고`로 실력있는 스타트업 성장 돕겠다"
클래식매니저 서비스 화면.

아티스츠카드 제공


"세계적인 `음악 데이터 창고`로 실력있는 스타트업 성장 돕겠다"
정연승 아티스츠카드 대표


'데이터 콜라보' 현장을 가다

아티스츠카드


IT(정보통신) 기술은 '예술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했다. 음악은 그 중에서도 IT를 만나 가장 빛난 예술 분야다.

정연승(사진) 아티스츠카드 대표를 최근 만나 IT를 만난 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경기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에서 만난 그는 "몇달간 공들여 개발한 앱 서비스를 전날 자정 가까이 배포했다"면서 에너지 넘치는 얼굴로 기자를 맞아줬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작곡과 학·석사와 상명대 뉴미디어음악학 박사과정(수료)을 거쳐, 음악서비스 기업에서 콘텐츠 기획가로 일한 정 대표는 서른 살 넘어 처음 접한 SW(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분석에 푹 빠졌다.

◇2016년 창업… 클래식 스트리밍 서비스 내놔= 2016년 6월, 클래식을 전공한 공동 창업자와 함께 아티스츠카드를 설립한 정 대표는 유행을 타지 않고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한 클래식 음악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클래식매니저'를 내놨다. 저작권과 저작인접권이 만료돼 저작권료가 들지 않는 무료 콘텐츠가 근간이다. 그는 사업 아이템을 정했지만 개발자를 구하는 것부터 데이터 관리까지 난관의 연속이었다. 결국 정 대표는 개발자 영입을 포기하고 2016년 초부터 직접 앱 개발에 나섰다. 그리고 그해 7월 음악 서비스 업체인 아티스츠카드를 설립했다.

◇무료 음악 콘텐츠, 엑셀로 기록= 두 사람은 앱의 재료가 되는 저작권 만료 콘텐츠를 찾아내 엑셀 프로그램으로 하나하나 기록했다. 저작권 법률서류를 확인해 가면서 아티스트의 생년월일부터 출신국가, 앨범 트랙명 등을 테이블로 기록했다. 그 후 정부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에 선정돼 1년간 회계·마케팅·영업 등 창업의 기초부터 실무까지 배우고 창업 자금도 지원받았다. 확보한 자금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앱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쓰였다. 네오위즈, 컴퍼니비, 빅뱅엔젤스의 시드머니 투자를 받으면서 회사는 본격적인 골격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네오위즈 판교 사옥에 사무공간을 지원받아 구내식당과 수면실을 내 집처럼 사용하며 1년간 회사에서 살았다. 판교 기업지원허브로 옮긴 후에도 2년 6개월을 회사에서 먹고 자고 하며 사업에 매달렸다. 2017년 2월 상품화한 앱은 반응이 좋았다.

◇대기업급 DB 구축= 정 대표는 '데이터 창고' 만들기에 매달렸다. 과기정통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 활용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인 'DB스타즈'를 통해 만난 데이터 전문가로부터 데이터 수집·관리 노하우를 배우고,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 창고를 만들었다. 정 대표는 "과거 엑셀로 주먹구구식으로 만든 DB는 서비스가 커지고 음악 종류가 늘어나자 폭발 직전이 됐다"면서 "회사의 핵심 자산인 데이터와 콘텐츠를 항목별로 분류해 담을 수 있는 데이터 창고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개발자도 예산도 부족한 스타트업이 운영하기엔 규모가 과하다는 전문가의 조언에도 고집스럽게 대기업 규모의 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다. 그는 "스타트업은 고객과 서비스에 집중해야지 데이터 창고에 매달려선 안 된다고 다들 말렸지만 그런 원칙이 음악산업에선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면서 "산업의 고질적 문제인 아티스트와 감상자 사이의 시스템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밀한 데이터가 필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음악서비스 DB를 혁신하다"… 세계 최대 클래식 스트리밍 '우뚝'=기존 음악서비스는 곡의 제목과 아티스트만 담고 있다 보니, 예를 들어 BTS의 노래를 임영웅이 불렀을 경우 찾아서 듣는 게 불가능했다. 작곡가나 저작권료 관련 정보도 기록돼 있지 않았다. 결국 고객의 손해로 이어졌다. 회사는 설계 당시부터 이들 세부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창고의 공간을 구분했다. 작곡가가 언제 어디에서 태어났고, 곡이 언제 초연됐고 처음 실연한 사람은 누구인지, 국가별로 저작권료와 저작인접권료는 얼마인지 등 방대한 데이터를 담았다. 또 클래식 외에 다른 음원 콘텐츠도 담았다.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탄탄한 데이터는 바로 매출과 사업기회로 이어졌다. 국내 최고 음악데이터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네이버와 SK텔레콤이 AI 스피커용으로 데이터를 사갔다. 모바일앱 다운로드는 90만건을 넘어섰고 가입자는 34만명, 활성사용자는 17만명에 달한다.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우뚝 선 것이다.

◇데이터 창고는 신 서비스 '화수분'= 데이터를 넣으면 가공을 통해 서비스가 쉽게 창출되는 데이터 창고 덕분에 회사는 다양한 신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통매장을 위한 음악서비스 '뮤직포샵'과 커버음악 서비스 '커버랄라'가 대표적이다. 커버랄라는 서비스 테스트 당시 반응이 가장 좋았던 인도네시아에서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11월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 9월에는 커버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자신을 알리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인 '커버랄라 스튜디오'도 내놨다. 앞으로 라이브 공연도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데이터바우처 사업 통해 노하우 전수=어느덧 데이터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은 회사는 데이터산업진흥원의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이어 공급기업으로 참여해 다른 기업에 데이터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지난해 5개 기업, 올해 9개 기업의 AI 데이터 가공을 지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애니메이션, 게임, 모바일 잡지 등 음악이 필요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도움을 요청해 온다"면서 "수요기업이 찾아오면 저작권 걱정 없이 이용 가능한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의 모드, 장르, 템포, 분위기까지 메타데이터로 분류해 맞춤 콘텐츠를 쓰도록 해 주고, 사람이 직접 최종 검수를 진행해 완성도를 보장한다"고 설명했다.기업의 데이터 가공 수요가 커지면서 회사는 작년 4억원 매출에 이어 올해 5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직원은 20명 규모로 늘었다. 지난해 1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도 받았다. 정 대표는 "AI(인공지능) 시장이 커지면서 올해 들어 기술력 있는 음악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겼는데, 데이터 바우처를 통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협업도 한다"면서 "실력 있는 AI가 만들어지려면 정확한 학습 데이터가 필수인데 음악 분야에서 학습데이터를 줄 수 있는 곳은 우리가 유일하다. AI용 B2B 데이터 가공 서비스와 플랫폼 기반 커버음악 서비스에 집중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커 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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