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DB금융, 대주주 담보비율 리스크…교보금융은 `주주계약` 리스크

입력: 2020-10-07 15:33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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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회장·김준기 전 회장 DB손보 지분 대부분 주식담보 설정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경영권 위협하는 FI 지분 중재소송
현대캐피탈 지분도 TRS 계약 대상

6개 금융그룹 가운데 DB금융그룹은 최대주주 변동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인 김남호 회장과 김준기 전 회장의 의결권있는 지분 대부분이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7일 DB손해보험의 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DB손보의 최대주주인 김남호 회장은 2019년말 기준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에 DB손보 지분 449만주를 주식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담보로 제공한 지분은 김남호 회장의 DB손보 보유지분 587만9520주 가운데 76%를 차지한다. 만약 김남호 회장이 주식담보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채권단은 담보권을 행사해 지분을 처분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준기 전 회장은 DB손보 지분 470만8500주 모두가 담보로 잡혀있다. 김남호 회장의 누이인 김주원씨도 DB손보 지분 222만9640주 가운데 69%에 달하는 154만3489주가 하나은행과 교보증권 등에 주식담보로 설정돼 있다.

DB금융그룹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가 절연되어 있다. 금융 계열사는 DB손보를 중심으로 한 수직적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DB손보가 DB생명보험의 의결권 지분 99.84%를 갖고 있고, DB금융투자의 1대 주주(지분율 25.69%)이기도 하다. DB손보는 DB캐피탈 지분 87.11%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DB자산운용과 DB저축은행은 DB금융투자가 최대주주다.

DB손보의 최대주주는 김남호 회장으로 의결권 지분 9.29%(2019년말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 외에 부친인 김준기 전 회장과 김주원씨가 각각 7.44%, 3.52%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해 DB금융그룹 관계자는 "최근 계열사 실적이 호전됐고, 금융회사가 일시적으로 동시에 담보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융그룹]DB금융, 대주주 담보비율 리스크…교보금융은 `주주계약` 리스크

(자료 = DB손해보험 금융그룹 공시)

DB손보처럼 최대주주의 지분이 담보로 잡혀있진 않지만, 교보금융그룹 역시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지분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은 2007년부터 2017년에 걸쳐 코세어 코리아 인베스터(Corsair Korea Investors LLC) 등의 재무적 투자자(FI)와 총 5027만4655주 규모의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 주주간 계약에 따른 기업공개(IPO) 등을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FI는 신 회장에게 거래 주식 매입을 요청할 수 있는 풋옵션을 행사했다. 풋옵션 수용 여부를 놓고 신 회장과 FI는 국제상사중개위원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신 회장이 FI와 체결한 주식계약 규모는 신 회장의 보유 지분(3462만7370주)을 웃돈다. 특히 풋옵션 행사 가격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신 회장이 매입해야 하는 지분 가치가 최대 2조원에 이른다. 신 회장이 관련 지분을 매입하지 못하고, FI가 해당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길 경우 경영권이 변동될 수도 있다.

(자료 = 교보생명 금융그룹 공시)

교보금융그룹도 DB금융그룹과 유사하게 교보생명을 지배회사로 하는 수직적 지배구조여서 주주간 계약 대상 지분 변동 여하에 따라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이 외에 현대캐피탈의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는 현대캐피탈 주식에 대해 제3자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주식에 대해서도 주주협약을 체결한 상태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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