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배터리 사용량 41% 급증
[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CATL이 중국 전기자동차 수요 회복에 힘입어 지난 8월 LG화학을 제치고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탈환했다.
5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8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8GWh로 전년 동기(7.7GWh) 대비 41.3% 급증했다. 이중 CATL 배터리 사용량은 2.8GWh로 전체 사용량의 2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LG화학 배터리 사용량은 2.4GWh로 근소한 차이로 CATL에 1위를 내줬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CATL에 1위를 내준 이유다.
중국 전기차에 탑재된 에너지 총량은 지난해 8월부터 감소세가 시작된 후 지난 7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8월 중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1GWh로 지난해 8월 대비 37.4%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역성장하던 중국 전기차 시장이 7월 27%, 8월 42% 성장한데 힘입어 중국 OEM 고객사 비중이 높은 CATL 배터리 출하량이 6개월만에 전년 대비 성장했다"며 "북미·중국 전기차 시장이 회복하면서 지난 6개월 간 이어진 한국 배터리 업체만의 고성장 국면은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해 1~8월 누적 사용량을 놓고 보면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 64.7GWh 중 24.6%에 해당하는 15.9GWh가 LG화학 제품으로, 1위를 지켰다. CATL은 15.5GWh로 2위, 파나소닉은 12.4GWh로 3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1~8월 배터리 사용량 4.1GWh를 기록하며 파나소닉을 뒤따랐고, SK이노베이션은 2.7GWh로 6위를 기록했다.
특히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3사는 모두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급증세를 기록했다. 각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 판매가 증가하며 배터리 사용량도 크게 늘었다고 SNE리서치 측은 설명했다.
LG화학은 주로 테슬라 모델3(중국산), 르노 조에, 포르쉐 타이칸 EV 등의 판매 호조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끌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시현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포터2 일렉트릭, 소울 부스터 등의 판매 호조가 사용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업계 전체로 보면 국내 3사를 모두 포함한 상위 6개 업체들의 점유율 합계가 84.1%에 달했다. 이는 2019년 1~8월(80.0%, CATL·파나소닉·BYD·LG화학·삼성SDI·AESC)에 비해 4.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최상위 업체들과 이하 업체들간의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특정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업계 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비주류 업체나 신생 업체가 새롭게 시장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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