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서민 아파트의 씨가 마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매매가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3년 전 70% 수준에서 30% 밑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21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감정원으로부터 받은 '2017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아파트 매매시세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시세 6억 이하 아파트 비율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인 2017년 5월 67.3%에서 올해 6월 29.4%로 급감했다.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줄어드는 현상은 실수요자들의 시장이었던 강북에서 심화됐다. 성북구의 경우 3년새 97.0%에서 33.6%로 대폭 축소됐으며 동대문구도 같은 기간 88.9%에서 26.0%로 쪼그라들었다. 서대문구도 88.6%에서 26.5%로 줄며 급감세를 보였다.
6억원 이하 아파트들이 줄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길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같은당 김성원 의원이 최근 한국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아낌e보금자리론' 신청자 중 주택 시세가 6억원이 넘었다는 이유로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2018년 6건에서 2019년 126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7월까지 41건에 달한다.
보금자리론은 중산층 이하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대상 주택가격을 6억원으로 정하고 운영하고 있다. 올해 집값 추이를 감안했을 때 하반기에도 이 보금자리론 대출 심사에서 탈락할 신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확실히 작년보다는 6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기는 했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원구와 강서구 등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거래량이 꾸준하고 해당 지역의 최고가 경신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 수요자도 서울 지역의 가격 상향 평준화로 주택구입비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문제는 점차 집값이 높아지면서 소수가 독점하는 시장으로 주택시장이 변모함에 따라 앞으로 가격 결정권이 일반 실수요자가 아닌 소수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 되고, 그러다 보면 가격은 계속해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지난 3년간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6월까지 서울시 전체 매매 시세구간별 아파트 비율 현황 표.<김상훈 의원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