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족기업 사내 유보금 과세… 또다른 꼼수증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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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0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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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족법인(개인유사법인)에 대한 유보소득세 과세 방침이 중소 업계에 태풍을 몰고 왔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족기업의 초과 유보소득을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고 한다. 가족기업은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80%를 넘는 업체다. 창업 초기 중소업체는 투자해주는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대표자와 그 가족이 지분을 과점한다. 최근 비상장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기업이 49.3%로 절반에 육박한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당기순이익의 50%, 또는 자기자본의 10%를 초과하는 유보소득이 있으면 배당이 없더라도 개인사업자 사업소득처럼 주주에게 간주 배당 소득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탈세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을 가족기업 주주들의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은 미실현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미 법인세를 냈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쌓아둔 일종의 '비상금'이다. 홍수에 대비해 쌓은 제방인 셈이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기계설비와 부지 등에 대한 투자에 활용된다. 그런데 사내유보금을 많이 쌓아놓았다고 과세하겠다는 건 기업의 근간을 허물겠다는 만행이나 다를 바 없다. 지구상에 이런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사실상 전무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 일본 대만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도 모든 유보금액이 아니라 비사업 성격의 자산소득에만 적용된다. 초과 소득에 대한 미배당분을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업체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무지의 소산이다.

현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과도한 포퓰리즘적 복지정책에 집착해온 현 정부는 그동안 예산을 물 쓰듯 했다. 흥청망청 쓰다 보니 쓸 돈이 없는 지경까지 왔다. 그 때문에 부족한 세수를 메우느라 대기업에 이어 중소기업과 개인소득자들을 쥐어짜내려는 데에 이르렀다.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리고, 주식투자 이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 방안도 준비 중이다. 부동산 거래 관련 모든 세금이 크게 올랐다. 결국 가족기업에 대한 사내유보금 과세도 또 다른 꼼수 증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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