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이 12년 만에 '역대급' 거래 절벽을 맞게 될 전망이다. 9월 아파트 매매 건수가 현재까지 1000건을 훨씬 밑돌며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정부의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해지며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맷값도 함께 밀어 올리고 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620건에 불과하다. 6월 1만5591건에서 7월 1만655건, 8월 4589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거래 절벽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중구에서는 고작 4건이 신고됐으며 종로구(5건)와 광진구(9건)도 10건을 밑돌았다. 9월이 열흘 남아 있고 계약 후 30일 내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거래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달 말 추석 연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9월 월간 매매량은 1000건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2006년 월간 집계를 시작한 이래 1000건 이하인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11월(1163건)이 가장 적었다.
KB국민은행의 부동산 리브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이달 첫째 주에 96.2로 13주 만에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둘째 주는 92.1로 더 떨어졌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고, 이런 트렌드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거래 건수는 절대적으로 적지만 최고가에 신고되는 전세 계약과 매매 계약은 이어지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전용 59㎡의 매맷값이 15억원을 돌파하는 사례가 신고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면적 59.8154㎡는 지난달 15일 15억9000만원에 팔려 그 전달 28일에 기록한 종전 신고가 15억5000만원을 갈아치웠다. 이 면적의 전셋값은 지난달 19일 7억8000만원까지 오른 데 이어, 현재 시세는 8억5000만∼8억8000만원에 달한다. 매매 시세는 16억∼16억5000만원으로 상승했다.
광진구 광장동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59.99㎡가 지난달 17일 15억원(23층)에 매매 계약됐고 같은 달 31일 8억원에 전세 거래돼 잇달아 매맷값과 전셋값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현재 매매와 전세 시세는 각각 16억원, 8억원 이상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율은 6월 75.1%에서 7월 72.6%, 8월 71.7%, 9월 70.8%로 지속해서 하락 중이다. 반면 반전세 비중은 지난 6월 24.1%에서 이달 28.4%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