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역대 최장수 국토부 장관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집값 전쟁에서도 승리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기존 최장수 장관이었던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은 2008년 2월 29일부터 2011년 6월 1일까지 3년 3개월을 재직했는데, 2017년 6월 23일 김현미 장관이 오는 23일 이후 정 전 장관의 최장수 기록을 깨고서 역대 최장수 국토 장관에 오르게 된다.
김 장관은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된 2017년 8월 투기과열지구를 부활시키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고 2018년 9·13 대책과 2019년 12·16 대책 등을 내놓고서 청약은 물론 대출과 세제 등 전방위로 시장을 조였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계획 등 주택 공급 대책도 병행했다.
그러나 강력한 규제에도 다주택자들이 버티면서 집값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김현미 장관이 취임한 2017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15.71% 올랐다. 민간업체 통계에선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더 가팔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토대로 서울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 들어 52% 넘게 뛰었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다중 규제에도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오히려 크게 요동치자 정책의 효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졌다.
특히 6·17 대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작년 12·16 대책으로 수도권 집값이 한동안 안정세를 이어갔지만 일부 비규제 지역에서 청약시장이 과열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국토부는 이를 완전히 저지하겠다면서 6·17 대책을 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인천과 대전 등지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서민 거주지역을 갑자기 규제지역으로 묶어 선의의 실수요자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집을 구매하기 위한 계획을 다 세워놓고서 청약을 받았는데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이 중단되어서다.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오히려 더 뛰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김현미 장관은 물론이고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김현미 장관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문 대통령의 직접 지시를 받아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을 다시 냈다. 이후 집값의 급격한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서울 강남 집값 변동률은 몇 주간 0%를 기록 중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김현미(맨 앞줄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교홍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