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인데 왜 독감 백신을](http://contents.dt.co.kr/images/202009/20200918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코로나인데 왜 독감 백신을")
그런데 코로나의 주요 증상인 열, 기침, 호흡곤란을 포함한 다양한 증상이 독감을 포함한 다양한 감기의 증상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단순히 증상만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코로나와 구분해야 될 대표적인 질환으로서는 독감이 대표적이며 세균성 질환으로는 폐렴구균이 있다. 두 질환 모두 다행히 백신과 치료약이 있다. 폐렴구균은 연쇄상구균의 일종으로 감기와 축농증과 중이염을 유발한다. 또 폐렴을 일으킬 경우 대개 급성으로 발병하며 오한, 40도 정도의 고열, 기침, 피가 섞인 객담이 특징이고 특히 숨쉴 때 통증이 심해진다. 따라서 소아와 60이상의 고령이거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는 그 전부터 백신 접종을 권해오고 있었다.
이미 8월 초부터 2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 대유행은 환자 수도 증가했지만 소위 깜깜이 환자라고 하는 지역 감염 비율이 20%를 넘고 있다. 높은 비율의 지역감염은 언제 어디서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처럼 감염환자가 방문했던 장소를 피하는 것만으로는 예방에 한계가 있게 된다. 다행히 현재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소 환자가 줄었지만 언제든지 환자 수가 급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렇게 되면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설이나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2차 대유행에 대한 목표 중의 하나는 환자의 발생을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증상으로 구분이 곤란한 질환들을 미리 예방하고 차단함으로써 의료인력의 낭비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호흡기 질환을 막을 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코로나 감염 여부에 대한 공포를 갖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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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 브라운 교수 연구팀이 호흡기 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562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검출한 연구를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49명의 환자 중에서 22%인 11명이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도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동시 감염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또 독일 막스플랑스 생화학연구소와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논문에 의하면 "독감이 코로나19의 전파력을 2~2.5배 높인다"고 한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평균 2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반면에 코로나와 독감에 같이 감염된 환자는 4~5명에게 전파했다. 독감과 코로나 공동 감염 환자는 동시에 2개의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며 기침과 재채기 같은 전형적인 독감 증상들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복 감염으로 인해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전파력이 높아져서 확진자와 중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독감 백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금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그러나 백신이 상용화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단계가 임상 3상인데 러시아에서는 임상 3상이 시작된 상태에서 제품화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반대로 아스트라 제네카에서는 3상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단 1명의 환자 때문에 3상 연구가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이는 치료약과는 달리 백신은 건강한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적은 비율의 부작용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0.01%의 부작용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1000만 명에게 접종했을 때 무려 1000명에게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달리 치료 방법이 없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제와는 달리 건강한 1000명에게 부작용이 생긴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러나 폐렴구균 백신은 20년 가까이 접종되었고 독감 백신은 그 보다 훨씬 긴 시간에 걸쳐 안전성이 입증되었다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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