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수수료' 방식 배달 서비스
안전보다 '빠른 배달' 재촉 구조
"고용보험·산재보험 의무화 절실"
안전보다 '빠른 배달' 재촉 구조
"고용보험·산재보험 의무화 절실"
연합뉴스
코로나 19 사태 속에 배달 서비스가 일부 외식업종을 넘어 편의점, 카페 등 거의 대부분의 요식업종으로 확대되면서 이와 관련 각종 사고 역시 크게 늘고 있다. 배달 수요가 급증한 만큼 '안전 배달'에 대한 의식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950명이었다. 반면 이륜차 사망자 수는 13% 늘어난 148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배달 서비스는 대부분 시급이나 일당, 월급제가 아닌 '건당 수수료' 방식으로 운영된다. 배달 기사들이 안전보다 빠른 배달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예상 배달 시간을 알리는 배달대행업체들의 서비스 역시 빠른 배달을 재촉하는 구조라는 비판도 나온다. 배달이 예상 시간보다 늦을 경우 소비자들의 질책이 이어지는 만큼 무리한 운전이 뒤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올 5월부터 이륜차의 불법주행을 적발하는 공익제보단 운영을 시작했다. 버스와 택시 등 사업용차량의 블랙박스를 활용해 단속을 강화하고 제보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단속보다는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한 교통교육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지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안전관리대책은 단디적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다"며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숙련된 기사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고 위험에 노출된 배달 기사들의 안전 보장 역시 중요한 이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9년 배달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8.7%가 최근 1년 내 안전사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특히, 대부분의 배달 기사들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본인의 오토바이나 부상에 대한 처리를 본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87.4%에 달했다. 사고 위험은 높지만 그에 대한 안전 보장은 제대로 되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의미다. 특히 산재보험 미가입자의 84.3%는 배달대행업체의 권유 혹은 결정으로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산재보험은 의무가입이 아닌 데다 사업주가 절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을 권하지 않는 관행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배달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고용보험 확대와 산재보험 의무가입 등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고용보험의 전면적인 도입을 추진하고 산재보험의 경우 임금노동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의무가입 및 보험료 부담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 경우 정부의 재정지출이 늘어날 수 있지만 개별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 부담은 낮출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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