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관법 정기검사 연말까지 유예…中企 "여전히 촉박"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정부가 화학물질 취급시설 정기검사 유예를 올해 말까지 추가 연장키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촉박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올해 시행된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으로 시설 확충과 취급자 교육 등에만 수 천만원 넘게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장 입장에서는 법 기준을 충족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17일 화관법에 따른 화학물질 취급시설 정기검사를 중소기업에 한해 연말까지 유예한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에서 "중소기업의 부담 완화를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화학물질 취급시설의 정기검사 유예를 올해 말까지 추가로 3개월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중소기업을 제외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검사는 예정대로 다음 달부터 이뤄진다.

화관법은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들의 안전관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 1월 개정됐다. 이후 5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 뒤 올해 1월 전면 시행됐다. 문제는 사업장들이 지켜야 하는 안전 기준도 종전 79개에서 최대 300여개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화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에 전인 지난해 관련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73.4%는 '기준 이행을 위한 신규 설비투자 비용 부담'을 애로로 꼽았다. 평균 설비투자 비용만 약 32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였던 기존 유예기간으로는 시설 기준을 지킬 수 없다고 응답한 곳도 43%에 달했다.

더군다나 올해는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며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앞서 화관법 현장단속을 이달 말까지 유예키로 한 조치를 정부가 이번에 또 연장하게 된 까닭이다. 다만 중소기업계는 현장에서 유예 효과를 체감하려면 아직 1년 이상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윤성 중기중앙회 제조혁신실장은 "(코로나19로) 그동안 화관법을 준비하지 못한 중소기업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화관법 기준에 맞는) 저장탱크 시설 확충이나 건축물 내진 설계 등은 단시간 내에 이뤄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화학물질 취급시설의 '경미한 변경' 때는 우선 공장을 가동하고 이후 설치검사를 허용하는 '선(先)가동 후(後)시설검사' 방식의 제도도 내년 1분기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장 실장은 "시설변경 승인까지 적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공장 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에 중소기업계가 줄곧 건의해 온 내용"이라면서도 "'경미한 변경'을 어떻게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화관법 정기검사 연말까지 유예…中企 "여전히 촉박"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정례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