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구매자, 다 계획이 있었구나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는 대책이 있다."

중국 비즈니스계의 유명한 말이다. 정부 정책을 요리조리 벗어나는 시장의 교활함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부동산시장이 정말 그랬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지난 2017년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하는 부동산정책이 다수 시행되었으나, 다주택자들은 "신탁, 증여, 법인명의거래 등으로대응하며 규제의 영향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지난 2017년 8.2대책(대출축소, 다주택자규제)에 대해 17년 8월 집합건물 신탁이 사상최고 수준으로 늘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또 정부가 이에 올 7·10 대책 (다주택자세제강화)을 내놓고 세법개정을 통해 신탁, 법인의 혜택을 줄이며 규제를 강화하자 다주택자는 다시 증여를 통해 규제를 회피했다.

실제 지난 7월 달간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21개 구에서 2017년 상반기 대비 1.5배~2.5배 가량 증여 부동산 수가 늘었다. 특히 가격이 비싼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의 경우 2017년 상반기 서울시 증여 집합건물 수의 28%를 차지했고 올 상반기에는 이들 지역 집합건물의 증여가 서울 전체 증여의 30%까지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연구소는 "수요억제 위주의 부동산규제책을 반복해서 발표하는 것 자체가 '집값이 계속 상승 중'이라는 시그널로 시장에 인식돼 잠재수요자의 불안감을 자극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수요억제 규제 일변도에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연구소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정부의 자세를 지적했다.

아파트의 경우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격지수만 봐도 지난 3년간 45.5%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동안 정부는 감정원의 이 같은 데이터 대신 가장 낮게 상승한 매매가격지수만을 인용해 서울 아파트 값이 14.2% 올랐다고 밝혀왔다.

잘못된 시장 상황에 대한 인식은 잘못된 정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이미 시장에서 수차례 제기된 것이다.강민성기자 kms@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