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줄어든 `우체국 차세대 시스템`… SI 빅3, 고심 끝에 출사표

당초 예산보다 400억 이상 삭감
비용줄이기에 초점 제안서 준비
차세대 프로젝트 도입취지 무색
내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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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줄어든 `우체국 차세대 시스템`… SI 빅3, 고심 끝에 출사표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청사 전경.

우정사업본부 제공


올 하반기 SI(시스템통합) 시장의 최대 프로젝트인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수주를 위해 SI업계 '빅3'가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당초 계획보다 사업 예산이 축소돼 3사 모두 막판까지 사업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했지만, 대형 사업을 놓치지 않기 위해 15일 오전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15일 SI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LG CNS, SK㈜ C&C 등 3사가 15일 오전 조달청에 우체국 차세대 종합금융시스템 구축사업 입찰 제안서를 나란히 제출했다.

이번 사업은 우체국 예금·보험시스템을 빅뱅 방식으로 전면 재구축하는 것으로, 사업 규모는 2064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30개월 동안의 개발을 거쳐 2023년 4월 개통 예정이다. 조달청은 제안사를 대상으로 17일 기술·가격평가를 실시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후 9월초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정부 추경예산 확보 등을 배경으로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사업 예산을 400억원 이상 삭감하면서 기업들은 고심을 거듭해 왔다.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플랫폼 구축,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등 디지털화에 투자를 쏟아붓는 가운데, 사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디지털 투자를 줄이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우려가 우정사업본부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SI 3사와 하드웨어, 솔루션 기업들은 신기술 적용보다 비용 줄이기에 초점을 두고 제안을 준비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15일 오전까지 솔루션 구성과 가격조건 등을 두고도 막판 저울질에 열중했다.

3사 중 한 기업 관계자는 14일 "사업 참여 여부를 최종 확정하지 못 하고 있다"면서 "수익성, 위험성 등을 고려해 참여 여부에 대해 사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3사 중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14일 "아직 사업 참여, 제안 조건 등에 대해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확인하고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한 솔루션 기업 대표는 "사업 예산이 줄어들면서 IT기업들이 혁신기술 도입방안보다는 있던 기술로 예산 맞추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면서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솔루션·하드웨어 기업들도 SI기업들과 마지막까지 참여조건에 대해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솔루션 중 비중이 큰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미들웨어 등을 보유한 오라클과 IBM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영업전을 펼친 가운데 국산 DBMS·WAS 기업인 티맥스도 참여기회를 모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I 3사가 IBM이나 오라클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티맥스의 미들웨어와 DBMS도 함께 공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SI 3사 중 최소 한 곳은 IBM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또 3사 중 한 곳은 델 서버를 채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솔루션 업체 한 관계자는 "3사가 사업을 준비하면서 수익성이 없다 보니 솔루션들을 최저가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면서 "사내 승인절차를 넘는 문턱도 있다 보니 사업 준비조직의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SI 업계 빅3는 저마다 프로젝트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삼성SDS는 2018년 이 사업을 앞두고 진행된 정보화전략계획과 업무재설계 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현재 시스템을 유지보수 중인 세림티에스지, 에이텍시스템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LG CNS는 우정사업본부가 차세대 시스템 모델로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진 전북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SK㈜ C&C도 이전 우체국 금융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 삼성SDS가 대외 금융사업을 재개하기 전에는 LG CNS와 금융SI 시장 양강구도를 이뤘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뉴딜로 일자리와 기업의 먹거리를 늘린다는 정부가 이미 계획된 사업예산을 턱없이 줄여 산업 생태계를 어지럽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과거 공공시장에서 되풀이됐던 제살 깎아먹기가 재연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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