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제공>
정부가 제시한 2020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통합투자세액공제제도'는 기업 투자 활성화를 비롯해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회귀)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봉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세무학회·한국조세법학회 부회장)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이번에 신설한 통합투자세액공제 제도는 토지·건물 등을 제외한 모든 사업용 유형자산 투자에 대해 기본공제율 최대 10%를 지원하는 방안이 핵심 골자다. 신성장기술 관련 투자는 기본공제에 2% 포인트의 추가 우대가 적용되는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현행 시설별 세액공제의 경우 기업의 연구개발투자와 생산시설 투자의 상당 부분이 이미 투자세액공제 대상으로 포함되기 때문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통한 투자대상 확충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세액 공제 방식이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뀌면서 대상이 늘긴 했지만, 기업의 주요 투자 활동이 거의 신성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확대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질 감세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대기업의 경우 공제율이 기본 1%에 신성장 공제를 포함해야 3%인데, 이는 대기업의 기존 신성장 사업화 시설 5% 공제율보다 낮아진 것이다. 중소기업도 기본공제(10%)와 추가공제(3%), 신성장기술(2%)에 모두 해당해야 최대 15%(기존 14%)를 받을 수 있어 이전과 비교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차라리 기존 공제를 유지하되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도입하거나, 아니면 법인세율 자체를 인하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3%포인트 인하하고 장기적으로는 20% 이하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같은 영토주의 과세체계를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영토주의 과세체계의 경우 해외소득에 대해 국내에서 과세하지 않고 해외소득면제를 통해 원천적으로 이중과세를 방지한다"며, 국내 법인세율이 해외보다 낮을 경우 국내 투자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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