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수도권 재개발 아파트의 임대주택 의무 비율 한도를 30%까지 올렸지만 이에 응하는 지자체들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다중 규제로 현재도 사업 추진 호응도가 떨어지는데 공공재개발까지 도입되면 임대 물량이 너무 많아져 큰 반발에 부딪히게 되어서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상향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 오는 24일 시행되지만 이에 맞춰 고시 개정을 통해 임대 의무비율을 높인 지자체는 수도권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라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은 서울의 경우 10∼15%를 10∼20%, 인천·경기는 5∼15%를 5∼20%로 각각 상향된다. 지방은 기존 5∼12% 비율이 유지된다.
지자체는 시행령 범위에서 다시 고시를 통해 해당 지역의 임대 비율을 정한다. 여기에 시행령은 지자체가 주택 수급 상황 등에 따라 재량껏 추가할 수 있는 비율을 5%에서 10%로 올렸다. 서울의 경우 시가 의지만 있으면 재개발로 지어지는 전체 가구 수의 30%까지 공공임대로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도를 모두 채우지 않고 소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 업계는 서울시가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17% 안팎으로 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조합원 300가구가 250%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재개발한다고 하면 가구 수는 500가구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현행 임대주택 의무비율 15%에서는 임대가 75가구인데 비율이 20%까지 높아지면 임대는 100가구로 25가구 증가한다.
하지만 이 비율이 17%가 되면 85가구로 10가구 늘어나는 데 그친다.
업계는 정부와 서울시가 적극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의 흥행을 위해 임대 의무비율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재개발은 용적률을 추가하는 대신 그 공간의 절반을 임대로 기부채납해야 해 임대를 많이 지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지어야 할 임대가 늘어나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임대주택 의무비율 변화가 거의 없을 전망이다. 경기도의 경우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는 해당 시가 직접 임대 비율을 정하고 나머지 50만명 미만 시·군에는 경기도 고시가 적용된다. 경기도는 50만명 미만 시·군에는 시행령에 정해진 5∼20% 범위에서 시·군이 각자 정해 고시하도록 했다. 현재 이들 시·군의 임대 비율은 모두 하한인 5%에 맞춰졌다.
인천은 고시가 개정됐지만 임대 비율은 하한인 5%를 유지했다. 지방 광역시에선 부산을 제외하면 아직 고시 개정을 통해 임대 비율을 높인 곳이 없다. 부산의 경우 현재 임대 비율이 8.5%인데 이를 10%까지 올리기로 했다. 대전·대구·울산 등 나머지 광역시의 임대 비율은 하한인 5%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가 수도권 주택 추가 공급을 위해 추진 중인 공공재건축 사업에 관심을 표명한 재건축 조합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공재개발 사업에는 3개 지역(흑석2구역, 성북1구역, 양평14구역)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했으며 20여곳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