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 무대로 옮겨붙은 美대형산불

"산불책임은 관리의 문제…민주당 텃밭서 화재 겨냥 주정부가 초목 방치한 탓"
"지구온난화 탓 산불·태풍…부정 아닌 행동 필요할때, 트럼프 '기후방화범'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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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 무대로 옮겨붙은 美대형산불
14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초대형 연기를 뿜어내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치코 서쪽과 캘리포니아 해안의 빅 시그널 피크 근처 산맥을 따라 급속하게 확산하고 있다. 이 산불은 지난 8월부터 400만 에이커 이상의 지역을 태우고 최소 3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빅 시그널 피크=로이터 연합뉴스

大選 무대로 옮겨붙은 美대형산불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기자들과 대화하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서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대선 정국의 이슈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이번 산불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며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서부 해안을 강타한 산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운동 이슈가 됐다"며 양 진영이 산불에 초점을 맞춰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오리건과 캘리포니아, 워싱턴주를 휩쓴 산불은 지난 8월부터 400만 에이커 이상의 지역을 태우고 최소 3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자충수들로 인해 현직의 이점을 활용하기 어렵게 만든 대선 레이스에서 연방 권한을 결집해 주민에게 원조를 제공할 기회"라고 전했다. 바이든 후보에게 있어선 "트럼프 대통령이 산불과의 싸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할 기회"라고 WP는 평했다.

실제로 두 후보는 이번 산불의 책임을 서로 상대방에게 돌리며 대선 쟁점으로 몰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유세 연설 중 올 여름 미국을 강타한 잇단 산불과 태풍을 지구 온난화가 가져온 "부인할 수 없고 가속화하는 살인적인 현실"이라며 "부인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 위기는 과장됐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발언이다.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 변화 부인이 이번 화재나 기록적인 홍수, 기록적인 태풍을 야기하지는 않았겠지만 그가 또 다시 당선된다면 이 지옥같은 일이 더 자주, 더 치명적으로, 더 파괴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산불같은 더 악화하는 문제들을 경시하는 "기후 방화범"으로 규정짓고, 자연 재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코로나19 사태나 백인 경찰의 흑인 강제 진압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대처방식과 비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실패를 비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산림 관리'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산불 피해가 큰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는 모두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민주당 텃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외국 정상과 대화했을 때 "캘리포니아보다 더 (산림이 많아) 폭발성이 있는데도 이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하며 산불의 책임이 산림 자체가 아닌 관리 주체에 있다는 식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이야기를 한 정상이 누구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무가 쓰러지고 시간이 지나면 성냥처럼 건조해져 폭발하는 것이다. 나뭇잎도 그렇다"면서 "땅에 이런 마른 나뭇잎들이 있으면 화재의 연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정부가 산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방치된 초목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대형 산불을 별일 아닌 것처럼 여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전문가들은 초목을 제거했다고 해도 이번 산불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구조 벌목과 같은 관리가 오히려 화재 민감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해안의 주(州)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계속 확산하며 피해 면적이 500만 에이커(약 2만234㎢)를 넘어섰다. 이는 남한 영토(10만210㎢)의 5분의 1(20.2%)을 넘어서는 면적이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26명으로 늘었고 많은 주택이 파괴됐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주에서는 28개 대형 산불 현장에서 약 1만6500명의 소방관들이 화마와 싸우고 있다. 건물도 4200동이 파괴됐다. 이번 산불 중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산불은 14명의 사망자를 낸 '노스 복합 화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약 250㎞ 떨어진 플루머스 국립산림 일원에서 발생한 이 화재로 26만1488 에이커(약 1058㎢)가 불탔고 진화율은 26%다.

산불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서부 지역 주민 수천만 명은 산불로 발생한 매연으로 고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시애틀 같은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해로움'이나 '건강에 나쁨' 수준이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에 "아직 연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 아침 공기는 주 전체적으로 위험하다"며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라"는 글을 올렸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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