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여자 조국` 추미애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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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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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여자 조국` 추미애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요즘 뉴스는 온통 추미애 장관과 그의 아들 이야기에 쏠려 있다. 2017년 카투사로 근무하던 추 장관의 아들이 휴가가 끝난 뒤 복귀하지 않았으나 뒤늦게 휴가가 연장되었다는 의혹이다. 지난해 12월 법무부장관 인사 청문회에서도 불거졌던 문제이다. 8개월이 지나서 다시 쟁점이 된 것은 추 장관의 보좌관이 군부대에 전화를 걸어 휴가 연장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추 장관 사퇴와 특임검사 수사를 요구하고 여당에서는 가짜뉴스를 바탕으로 하는 정치공세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열흘 넘게 추 장관과 그 아들 이야기가 신문과 방송, 인터넷을 도배를 하고 있다.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 모두가 진실은 아닐 것이다. 언론은 제보와 취재를 바탕으로 진실에 가장 가까운 의혹을 제기할 뿐이다. '국민의힘'의 주장 역시 100% 진실일 수는 없다. 정치적 의도 역시 섞여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상당수 국민들은 추 장관 아들의 '엄마 찬스'를 통해 특혜를 입었다고 여기고 있다. 그것도 국방의 의무 수행과정에서. 최근에는 추 장관의 아들에 대한 용산부대 배치 청탁과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도 있었다는 보도로 이어졌다. 추 장관과 민주당에서는 근거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으나 여론의 추는 이미 기울어졌다. 국민여론은 야당의 주장대로 '황제 휴가'는 아니더라도 추 장관 아들에게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진실을 밝혀야할 검찰은 이 단순 사건을 8개월째 게으른 수사를 하고 있다.

추 장관 아들 이슈는 바로 1년 전 조국 전 장관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1년의 시차를 놓고 벌어지는 기시감이다. 전임과 현임 법무부 장관이 한국사회 평등의 양대 축인 교육과 병역에 관한 자녀 문제로 곤란을 겪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표현하듯 교육과 병역은 국민들의 역린(逆鱗)이다. 누구라도 피해갈 수 없고 그래서 더 민감한 이슈다. 이 과정에서 작은 특혜나 반칙은 국민적인 반감을 일으킨다. '딸 바보' 조국 전 장관이 딸의 대학과 대학원 입시에서 과감한 반칙을 선보였다면, '아들 바보' 추 장관은 아들의 군 생활에서 용감한 특혜를 받아냈다. 변명도 거의 일치한다. 자녀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개혁에 대한 반대세력의 공격이라는 논리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에도 '아무말옹호'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가, 전·현직 카투사들의 거센 반발에 공식 사과했다. '조국백서'의 필진으로 참여했던 김남국 의원은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오신 분들이 많아서 무리한 정치공세를 한다"고 말했다. 황희 의원은 '단독범'이 아니라 배후가 있다고 묘사하며 공익제보자의 실명을 공개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국민의 의무인 교육(헌법 31조)과 국방(헌법 39조)에는 작은 의혹도 존재하면 안 된다. 그래서 모든 행위를 서류로 남겨 확인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전·현직 법무부장관 자녀들의 공문서만 분실됐다. 조 전 장관의 아들에 대한 대학원 입시전형자료가 사라진데 이어 추 장관 아들의 의료 및 병가 기록도 없어졌다. 공통점들이 많다보니 세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여자 조국', 전임자인 조국 서울대 교수를 '남자 추미애'로 부른다. 아침드라마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어린 시절 헤어진 남매일지 모른다. 드라마가 늘 그러하듯, 시청자들은 다 알고 있는데, 정작 이들은 이를 모르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추 장관 아들의 문제가 아니라, 문 대통령의 문제라고 국민들은 여기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해임 및 탄핵 요구는 근거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추 장관에게 사퇴를 요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추 장관이 20년 동안 가꿔온 지역구를 문 대통령의 대학 후배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에게 넘겨줬기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는 추 장관 이슈로 문 대통령의 레임덕이 앞당겨졌기 때문이 아니다. "공정과 정의를 내세운 정부가 이럴 수 있냐"는 '국민의힘'의 비아냥 때문도 아니다. 병역제도의 공정한 운영에 대한 불신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가시스템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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