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반독점 소송 제기
주요 IT기업들 잇단 지지 표명
주요 IT기업들 잇단 지지 표명
구글과 애플의 일방적인 '애플리케이션(앱) 통행세' 부과에 세계 주요 IT 기업들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이들은 구글과 애플이 모바일 앱마켓 생태계를 독과점 하면서, 입점 업체들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3억5000만명이 이용중인 세계적인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의 제작사 에픽게임즈는 지난달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플랫폼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소장에서 "애플의 앱스토어와 이용자 결제에 대한 통제는 반경쟁적"이라 면서 "이번 소송은 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와 관련한 애플의 많은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애플은 과거 자신들이 맞서 싸웠던 시장을 통제하고 경쟁을 막고 혁신을 목 조르는 거인"이라고 토로했다.
양측의 싸움은 에픽게임즈가 별도의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기존 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인 게임'(in-game)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 20%의 할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메가 드롭'을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에 구글과 애플은 포트나이트가 앱마켓 정책을 위반했다며 즉각 자신들의 모바일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다. 에픽게임즈가 자신들의 통행세 정책에 따르지 않고, 우회하는 직접 결제시스템으로 수수료 회피를 꾀했다는 것이다. 구글과 애플은 게임 이용자들이 앱마켓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전체 거래액의 약 30%를 수수료로 챙겨가고 있다. 애플은 에픽게임즈의 소송에 '계약 위반'을 이유로 맞소송을 걸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했다.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 갈등은 법적 공방을 통해 가려질 전망으로, 법원 심리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세계 주요 IT 기업들은 약자인 에픽게임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과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데이트 앱을 운영하는 매치 그룹 등이 에픽게임즈에 지지를 표했다. MS는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퇴출하고 개발자들을 위협한 것은 MS의 게임사업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개발자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면서 에픽게임스를 지지하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 페이스북도 애플의 수수료 30% 징수를 겨냥해 불평불만을 터트렸다.
국가 차원의 독점 행위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 7월 반독점 청문회를 열고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를 증인으로 불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지난 6월부터 애플의 반독점 행위를 조사 중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번 소송의 또 다른 주인공인 구글은 에픽게임즈와 애플의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다. 구글은 앱 배포 방식의 차이를 이유로, 미국 법원에서 에픽게임즈와 애플 간 소송에 자신들을 병합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글은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배포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안드로이드는 오픈 마켓을 통해 자유롭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자사가 개방형 앱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을 앞세워, 독과점 논란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구글은 현재 애플과 달리 에픽게임즈의 고소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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