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 칼럼] 이슈 홍수에 실종된 `대한민국 미래`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  
  • 입력: 2020-09-10 18:59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예병일 칼럼] 이슈 홍수에 실종된 `대한민국 미래`
예병일 플루토미디어 대표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 2002년 월드컵 당시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만든 영문 슬로건이다. 역동적, 긍정적, 미래지향적인 국가 이미지를 잘 보여준 단어였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 슬로건이 떠오른다는 사람들이 많다. "연이어 터지는 굵직한 이슈들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 다이내믹 코리아가 맞는 거 같다, 이래서 미래는 언제 준비를 하나…"라는 말들이 들린다. '다이내믹'이 역동적, 미래지향적인 의미가 아니라 혼돈, 불안, 갈등 등 부정적인 의미로 바뀐 거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그 하나하나가 무거운 이슈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그 문제들이 논의와 합의를 통해 해결되기는커녕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이슈가 등장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 추진으로 격화되었던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요 며칠 동안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당시 병가 특혜 주장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 등의 추천으로 입학한다는 공공의대는 대입 공정성 문제로, 추 장관 아들 건은 군복무 공정성 문제로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발화점인 교육과 병역 두 가지 분야에서 진영 간 대립이 커지고 있다. 사실 추 장관 문제는 '진정한 검찰개혁'이란 무엇인가라는 이슈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그 전에도 그랬다. 친일 이슈, 한일 갈등, 적폐청산 논란, 소득주도성장 정책 논란, 조국 사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로의 선거법 개정 충돌, 검찰개혁 논란,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정책 논란, 탈원전 정책 논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윤미향 사태 등 국민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문제들이 쏟아졌다.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들은 잇따라 터지는 이슈들에 휩쓸렸고, 국민은 "아침에 일어나면 또 어떤 일이 터졌을지 걱정이 돼서 뉴스를 보기가 겁난다"는 말을 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도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폭등하자, 몇 달 새 수 억 원이 올랐다는 뉴스를 보면 허탈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졌다. 무주택자는 박탈감과 좌절감으로, 유주택자는 크게 늘어난 세금부담 걱정으로 평온한 국민이 드물다. 20, 30대까지 '영끌'로 주택 구입에 나서는 '패닝 바잉' 현상이 나타났고, 불안감 속에서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에는 58조5543억원의 돈이 몰리기까지 했다.

우리는 이렇게 이슈 홍수와 불안감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일에 손을 놓고 있지만, 선진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과 로봇, 바이오, 우주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의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와 로봇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새로운 시대에는 '국가 간 양극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도상국이나 중진국이 담당하던 '적당히 좋은 자리'를 해당 선진국의 AI와 로봇이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임금이나 중급 수준의 기술력으로는 글로벌 번영에 동참할 수 있는 공간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요즘처럼 '미래 준비'에 손을 놓고, 이슈와 갈등, 과거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선진국들은 국민을 잘 살게 만들기 위해 신기술 발전에 국가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는데, 애국가를 바꾸자 느니 6·25의 영웅 백선엽 장군의 묘를 '파묘'하자 느니 하면서 국가 에너지를 갈등 생산과 확산에 써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없다.

데이터와 AI, 로봇의 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세상이다. 미국 중국 독일 등을 보면, 한국에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우리가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은 바로 '미래'다. 20년 전 월드컵 개최 당시 대한민국은 그래도 다이내믹했다. 이제 다시 원래 의미로의 '다이내믹 코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역동적이고 긍정적이며 미래지형적인 대한민국' 말이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