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집회 미뤄달라"… 보수단체 달랜 김종인

정치적부담에 손절 대신 타협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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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집회 미뤄달라"… 보수단체 달랜 김종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에 "부디 집회를 미루고 이웃과 국민과 함께해주시기를 두손모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된 8·15광화문 집회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은 당시 집회에 전·현직 의원들이 일부 참석한 탓에 8·15 집회를 간접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기도 했다. 실제로 8·15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을 잇자 오름세를 타던 지지율이 다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 비대위원장은 집회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천절 집회와) 관련한 생각을 정리해서 얘기할 것"이라고 예고해 극우단체를 주축으로 하는 개천절 집회와 거리두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고민 끝에 던진 메시지는 '집회 연기'였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은 온 국민이 일치단결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느냐 아니면 무너져내리고 마느냐 가늠하는 절체절명 시기"라며 "당장 내일 알 수 없는 이 순간 부디 집회 미루고 국민과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여러분의 절제있는 분노가 오히려 더 많은 호응과 지지 받아 국민 속에서 익어갈 것을 확신한다"면서 "추석과 개천절에는 정부의 방역 정책을 준수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극우단체와의 손절 대신 '집회 미루기'라는 타협점을 제시한 셈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특히 "1919년 스페인 독감으로 13만 동포가 사망하고 온 나라가 패닉에 빠진 와중에도 죽음을 각오하고 3·1 만세운동에 나선 선조들이 생각돼 뭉클하다"면서 "정치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움을 느낀다"고 보수단체를 달랬다.

김 비대위원장과 달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금 당장 개천절 집회를 전면 취소해달라"며 국민의힘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8·15 집회와 같은 행사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누구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빠트릴 권리는 없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의 우려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도심 집회는 중도층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 등 돌리게 하고,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에게 좋은 핑곗거리만 주게 될 것"이라며 "집회 기획자들이 문재인 정권의 도우미가 아니라면, 지금 당장 개천절 집회를 전면 취소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지난번 8·15 집회 때보다 더 분명하게 개천절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면서 "만일 집회에 참석하는 당직자나 당협위원장이 있다면, 출당 등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야 한다. 그 정도의 각오와 조치 없이는 과거와의 단절도, 미래로의 전진도 불가능하다"고 주문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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