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코로나 19 방역에 개천절 도심집회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일부 단체가 추석 연휴 중 개천절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정부는 방역을 방해하고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께서 부여해주신 공권력을 주저 없이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천절 집회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면 공권력을 동원하겠다는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하루 확진자 수가 좀처럼 두 자릿수로 줄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있"면서 "지난 열흘간 소중한 일터를 희생하면서까지 인내하고 협조해준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지 못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했다.
특히 정 총리는 개천절 대규모 집회와 추석연휴기간 대규모 이동을 우려했다. 정 총리는 "방역 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분이 추석 연휴를 걱정하고 있다"며 "이 와중에 일부 단체가 추석 연휴 기간 개천절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이에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보수단체의 개천절 집회는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 위협하는 반헌법적 중대범죄"라고 규정했다. 허 대변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집회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개천절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개천절 집회와) 관련한 생각을 정리해서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당명 개정과 정강·정책 개정 등 보수색채를 빼는 일에 집중해온 만큼 극우단체를 주축으로 하는 개천절 집회와도 거리두기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8·15 집회 당시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이 집회에 참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난이 쇄도했고, 민주당을 바짝 따라잡았던 지지율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더욱이 최근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SNS에 8·15 집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 가짜뉴스 역풍까지 생기는 상황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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