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한은 "급팽창 시중유동성 단기자금화, 자산시장 쏠림 우려"

입력: 2020-09-10 14:25 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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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M2 증가율 9.9%,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M2 증가액 80% 수시입출금식·요구불예금, M1/M2 비중 급등
"단기자금화된 시중유동성, 자산시장 쏠릴 가능성"

시중 유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팽창했고, 단기자금화되면서 자산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코로나19에 따른 정책대응 과정에서 통화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중 유동성 상황을 평가하는데 주로 활용되는 통화지표인 M2(광의통화) 증가율(평잔, 전년동월대비)은 2019년 12월 7.9%에서 올해 6월 9.9%로 10%에 근접했다. 이는 2015년 9월의 9.4%를 뛰어넘는 수준이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의 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M2는 M1(현금통화+예금취급기관 결제성예금)에 만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시장형 금융상품(CD, RP 등), 실적배당형 금융상품(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금융채 등을 포함한다.

[통화신용보고서]한은 "급팽창 시중유동성 단기자금화, 자산시장 쏠림 우려"

M1(협의통화) 증가율은 작년 12월 9.6%에서 올 6월 21.3%로 급등했다. Lf(금융기관 유동성) 증가율은 8%대 중반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Lf는 M2에 만기 2년 이상 정기 예·적금, 금융채, 금전신탁 등과 생명보험회사의 보험계약준비금, 증권금융예수금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한은은 통화증가율의 급증을 기업부문으로의 유동성 공급 확대 때문으로 진단했다. 올 상반기 중 예금취급기관(은행+비은행)의 기업신용은 125.2조원 증가해 상반기 기준으로 통계 작성(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부문에 대한 유동성 공급은 올 상반기에 22.8조원으로 이는 1년 전(15.8조원) 대비 1.4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기업신용과 가계신용을 총신용(국내 및 국외신용 기준) 증가율 기여도로 따져보면, 기업신용의 기여도가 5.7%포인트로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가계신용의 기여도는 1.5%포인트에 그쳤다.

경제주체의 자금운용을 살펴보면 늘어난 유동성이 대부분 단기 자금에 몰려있다.

올 상반기 M2 증가액을 금융상품별로 나눠보면, 수시입출금식예금과 요구불예금 등으로 구성된 M1이 133.0조원 증가해 전체 M2 증가액(164.9조원)의 80.7%를 차지했다. 반면 정기예금과 수익증권 등 M1에 포함되지 않는 중장기성 금융상품은 같은 기간 31.9조원 증가해 상대적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저금리로 만기 1년 이상 중장기 금융상품의 매력이 떨어지고, 기업조달 자금의 단기 운용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M1/M2 비중은 2019년 12월 31.8%에서 올 6월 34.4%로 크게 상승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정부의 기업자금 지원 정책으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개선돼 실물경제 충격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렇지만 급팽창한 시중유동성이 저금리 상황에서 단기화되면서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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