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매월 1차례씩 회동을 갖기로 합의하고 여야 협치의 시동을 걸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4차 추가경정예산안은 추석 전까지 최대한 집행할 수 있도록 서둘러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21대 국회 원 구성 재협상에는 입장 차를 확인했다.
이 대표와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회동을 열고 4차 추경 처리 방향과 4·15 총선 공통공약 합동 처리방안 등을 논의했다.
회동이 끝난 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과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공동 브리핑을 갖고 의장-여야 대표단 간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먼저 여야는 국회의장 주재로 매월 1회씩 교섭단체 대표 정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4·15 총선 공약 및 정강정책 중 공통사항은 양당 정책위의장이 협의해 처리하고, 국회 입법조사처를 비롯한 국회사무처 실무팀을 만들어 입법지원을 받기로 했다. 4차 추경 예산안은 최대한 시급히 처리한다는데 여야가 뜻을 같이 했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추석 전 많은 국민들이 지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데 여야가 모두 합의했다. 코로나19 방역 등 민생지원 관련 법안은 오는 24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최대한 처리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동 이후 열린 민주당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김 비대위원장과의 회동결과에 대해 "4차 추경이 추석 이전에 최대한 집행되도록 하려면 오는 18일까지는 예산안이 통과되는 것이 좋다"면서 "김 비대위원장이 날짜까지 말은 안했지만 최대한 빨리 되는데 어려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총선 공통사안과 정강정책 공통사안 37개 정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하자고 제안했고 김 비대위원장도 동의했다"며 "양당 정책위의장의 첫 회의는 박 의장이 직접 주재하고, 입법화를 위한 실무적인 지원을 입법조사처에서 도와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표는 "상법과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 등 이른바 공정거래 3법에 대해서도 '김 비대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민주화 대표되는 분이니 함께하자'고 했더니. '협의하다보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며 "협의를 배재하지 않는 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김 비대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께 여야 대표들을 한번 불러주셨으면 고맙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김 비대위원장이 원하면 (문 대통령과 김 비대위원장)두 분이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자주 대화해서 어려운 문제도 대화로 풀어가는 이런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는 것이 국난의 시기에 국민들께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정기국회에서 추석 이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추경을 처리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추경)내용 자체에 합리성이 결여되지 않는 한 (추경 통과를)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협치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장은 협치의 선결조건으로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협치를 하려면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21대 국회 원 구성을 하는 과정에서 종전에 지켜오던 관행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그것이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상황에 있다"며 "협치를 강조하려면 첫 번째로 힘을 가진 분들이 협치할 수 있는 여건을 사전에 만들어주셔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법제사법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보면 상임위원장을 다시 가져가라고 하는 것은 능멸이라 했다"면서 "주 원내대표 발언의 진위가 무엇인지 명확히 모르겠고, 특히 개원 협상과정에서 2~3달 고초를 겪었는데 다시 우여곡절을 반복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왼쪽부터)이낙연 민주당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박 의장 주최 교섭단체 정당대표 오찬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