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업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해 구직급여(실업급여) 예산을 매년 1조원 이상 늘리고 있지만, 재취업률은 오히려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20대 이하·60대 이상 등 고용시장 취약계층 수급자의 재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국민의힘 '2019년 결산 100대 문제사업 심사 자료'에 따르면 구직급여 집행금액은 2015년 4조3823억원에서 2019년 8조917억원으로 2배 가량 증가했지만, 재취업률은 같은 기간 31.9%에서 25.8%로 매년 하락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비자발적으로 실직했을 때 재취업을 돕는 목적으로 지급된다. 구직급여 집행액은 2015~2017년까지 전년 대비 3000억원 수준으로 증액됐지만, 2018년부터는 증가폭이 1조원을 뛰어넘었다. 2016년에는 4조6862억원, 2017년 5조248억원이었다가 2018년 6조4549억원, 2019년 8조917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고용시장 충격 완화를 목적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무려 12조9000억원이 편성됐다.
하지만 재취업률은 매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직급여 수급 중 재취업률은 2015년 이후 2016년(31.1%), 2017년(29.9%), 2018년(28.9%), 2019년(25.8%)까지 매년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업자가 늘고, 채용시장도 얼어붙은 상황에서 올해 재취업률 역시 전년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5월 이후 4개월째 매월 1조원을 넘었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974억원에 달했다. 8월까지 누적 지급액은 약 7조8000억원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집행액에 육박한 금액이다.
특히 여성·20대 이하·60대 이상 등 고용시장 취약계층의 재취업률이 낮았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8년 기준 전체 재취업률은 28.9%였는데 여성은 22.3%, 20대 이하 21.2%, 60대 이상 26.2% 그룹에서 평균 이하의 재취업률을 보였다. 홍 의원은 "구직급여 수급기간 중 재취업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20대 이하 연령층의 재취업 실적 개선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정부는 고령자는 물론 여성과 20대 이하 연령층의 재취업률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해 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구직급여 집행금액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재취업률은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