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
文정부 국가채무 1000조원 예측
재정건전성 악화문제 우선 언급
文정부 국가채무 1000조원 예측
재정건전성 악화문제 우선 언급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문재인 정부의 확대재정 기조와 관련해 "이 추세라면 문재인 정권 5년 만에 무려 410조원이 넘는 새 빚을 다음 정권에 떠넘기게 된다"면서 "'먹튀'할 생각이 아니라면 어떻게 그 빚을 갚을 것인지 대략적인 계획이라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각을 세웠다.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역대 최대규모인 555조8000억원에 이르고,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국가 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재정건정성 악화를 먼저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은 하루살이 국가가 아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불과 20개월 뒤면 끝나지만 대한민국은 그 이후에도 영속돼야 한다"면서 "아무리 코로나19로 경제난이 심화했다지만, 정권 내내 빚내어서 생색내고 뒷감당은 누가 하라는 말이냐.우리 자식 세대에 이 빚을 몽땅 물려줄 작정이냐"고 따졌다. 주 원내대표는 "국가부채 증가를 이런 식으로 방치할 수는 없다"며 "부채 증가율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정부의 사회안전망을 문제 삼았다. 그는 "우리 젊은 세대들이 지금과 같은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문재인 케어'의 의료 보장성 확대는 건강보험의 재정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RI, 초음파, 상급병실 급여화 확대 등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은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해 2019년 적자 규모는 2조 8000억원에 달한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매년 인상해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겠다고 하지만, 생색만 내고 뒷감당 대책은 전혀 없다"며 "이런 게 바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연금도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연금은 2020년 6월 현재 752조원의 적립금을 가지고 있다. 정부조차 2041년 국민연금에 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하고 2056년 적립기금이 완전히 고갈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국민연금 모두 제도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2025년까지 총 160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인 '한국형 뉴딜'에 대해서는 "실패한 일자리 정책을 재포장한 기존 정책의 재탕, 삼탕, '뉴' 없는 '뉴딜', '올드딜'일 뿐"이라며 "일자리와 산업은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민간과 기업의 활력을 높여서 이루어 내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부동산 정책도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주 원내대표는 "23번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그동안 보여 온 실정과 무능의 결정체"라며 "시장에서 '주택'은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서 가격이 등락하는 '시장재'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이 정권은 간과해 왔다. 다주택자와 무주택자를 편 가르며 부동산을 정치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정권은 부동산 문제를 정책이 아닌 이념으로 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남미 베네수엘라에서만 가동하고 있다는 부동산 감시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한다"며 "국민의 경제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는 기구를 새로이 만드는 것을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여당 주도로 인상한 종합부동산세도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주 원내대표는 "시장원리와 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며 "국민이 살고자 하는 곳에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하겠다.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수요가 많은 도심 내 주택공급을 늘려 가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밖에 내년 4월 예정된 서울시장·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재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민주당은 당헌 제96조 2항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문 대통령 스스로 말씀에 책임지고, 그 약속이 꼭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날인 7일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협치에 대해서는 "참으로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고 평가했으나 "상생과 협치는 힘 있는 자의 양보와 타협에서 시작된다"면서 민주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21대 국회 상임위원장 재배분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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