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현장] 설렘 아닌 우려 속 `코로나 추석`

김수연 IC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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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현장] 설렘 아닌 우려 속 `코로나 추석`
김수연 ICT과학부 기자
민족 고유 명절 추석(秋夕)이 4주 앞으로 다가왔다.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을 지닌 명절로, 예년 같으면 고향 부모님과 함께 나란히 서서 유난히 밝은 달을 함께 보낼 생각에 벌써부터 설?겠지만 올해엔 이러한 설렘 대신 감염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앞선다. 올초부터 시작된 국내 코로나19가 한가위를 앞둔 현재까지도 감염 확산세가 좀체 잦아들지 않으면서 2020년 추석은 집단감염의 불안 속에서 맞이하는 '코로나 추석'이 되게 됐다.

지금 방역당국은 국민들에게 추석 연휴 기간 이동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물러 줄 것을 재차 당부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해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조치를 적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추석연휴가 집단감염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가며 감염 확산의 위기를 여러차례 극복해 온 만큼, 이번 추석연휴에 그간 해 온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닷새간의 추석 연휴 기간, 이동 제한을 강제하지는 않지만,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아직 수도권에서 산발적인 집단 감염이 지속되고 있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20%대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석 연휴 기간, 대규모 이동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집단감염의 또다른 뇌관이 터질 경우, 국내 코로나19는 방역망을 크게 벗어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정부가 '비대면 명절'을 실현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는 21일부터 개시하는 보건복지부의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이는 가족들이 온라인으로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다. 온라인 상으로 차례상 등을 꾸며 놓을 수 있고, 헌화도 할 수 있다. 고인을 기리는 추모 글도 올릴 수 있다.벌초도 직접 산소를 찾아가서 하는 것보다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정부는 권고하고 있다. 벌초 대행 서비스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 부처 등이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요양원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뵐 때도 주의가 요구된다. 병실 대신 투명 차단막이 설치된 공간에서 만남을 가져야 한다. 연로하신 부모님은 코로나19 확진 시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에 포함되어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치명률은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7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지역사회 주요 감염 경로 중 하나인 병원·요양시설에서 발견된 확진자의 경우, 80대 이상 고령층이 23.9%였다. 특히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증가하면서 치명률이 3.8%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평균 치명률 1.58%(6일 0시 기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렇게 보면, 이번 추석에는 요양병원에 계신 부모님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효도'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귀성·귀경길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사람 간 접촉을 최소하기 위해 창가 쪽만 이용한다는 원칙도 나왔다. 이에 따라 철도는 창가 좌석만 판매가 가능하다. 가능한 한 개인 차량을 이용하고 휴게소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해 달라는 게 당국의 당부다.

추석 연휴 기간 방역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방역관리도 강화한다. 해마다 추석연휴 즈음엔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축구, 체육대회 등을 하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쓸쓸함을 달래곤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지금같은 상황에선 이 같은 모임은 또 다른 집단감염을 촉발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가 다수 근무하는 농축산업, 육가공업 등 1500여 곳에 대한 점검에 들어간다. 또한 사업주가 소속 노동자에게 연휴 동안 지역 이동과 집단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와 커뮤니티를 통해 16개 외국어로 번역한 추석 연휴 생활방역수칙을 제공해 이를 준수하도록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금 우리 국민은 누구와도 거리를 둬야 하는 추석을 보낼 것을 당부받고 있다. 코로나 사태의 종식 시점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당국의 이 같은 당부에 실천으로 응답해야 할 때다. 이번 추석은 서로의 건강을 염려해주는 마음에서 '물리적 거리두기'를 최대한 실천하는 가운데에서도, 마음만은 그 어느 때보다 '밀접 접촉'하는 추석이 되길 바라본다.

김수연 ICT과학부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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