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줄이고, 대출을 받아 버텨 온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원을 두지 않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은행에서 빚을 낸 액수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상황과 맞물려 자영업자 위주의 골목상권이 더 위태로워지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총 554만8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567만6000명)보다 12만8000명 줄어든 수치다.
특히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4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52만명)보다 17만5000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5만5000명에서 420만3000명으로 5만명 가량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양상이다. 코로나19 여파를 직격으로 맞은 자영업자들이 고정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여 겨우 버티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서울, 대전, 대구 등지의 소매업·음식업 등 사업체 2000곳을 조사해 내놓은 '자영업자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영업비용 1700만원 가운데 인건비는 405만원(23.8%)으로 전체 고정비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고정비 1위는 재료 구입비로 1050만원(61.8%)이었다.
자영업자 수는 올해 2월(548만4000명)부터 전년(548만명) 대비 소폭 늘어나는 듯 했으나, 이후로는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3월 마이너스(-) 7만명을 시작으로, 4월(-7만2000명), 5월(-8만2000명), 6월(-15만5000명) 등 감소 폭이 점차 늘고 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역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3월(-19만5000명)부터 4월(-17만9000명), 5월(-20만명), 6월(-17만3000명) 등 감소세가 이어졌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만 매달 적게는 1만7000명에서 많게는 12만명 이상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인건비를 줄인 자영업자들은 그래도 버티기 어려워 금융기관으로부터 받는 대출에 의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 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328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서비스업 대출 증가 폭이 47조2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외려 제조업보다(17조2000억원) 큰 증가세를 나타낸 셈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자영업자가 많은 도소매, 숙박·음식점 업종이 18조8000억원 늘었다. 구체적으로 도소매업에서는 12조4000억원, 숙박·음식점업에서는 6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결국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재확산세와 맞물려 폐업을 고민하는 처지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업종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1703명(50.3%)은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단계 상향으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