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부동산 규제에 코로나19 여파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전체 거래는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한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법인 매물의 급매물 거래로 수억원씩 떨어진 이상거래도 관측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거래량이 줄면서 매물부족 현상이 더 심화되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사철 전세수요까지 늘어나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7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220건으로, 지난해 8월 거래량인 6606건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계약 역시 7830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1만4869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면서, 매매거래와 전세거래 모두 거래량이 급감했다.
거래량이 줄었는데도 일부 단지의 실거래가는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16단지 전용 45㎡는 지난달 4억원에 거래되며 실거래 사상 처음으로 4억원대에 진입했고, 같은단지 전용면적 59㎡도 같은달 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5억원대를 넘어서 최고금액에 거래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현대14차 전용 84㎡도 지난달 29억원에 거래되며 5월 거래금액(25억6000만원)보다 석달 만에 3억4000만원 더 가격이 올랐다.
초고가 아파트 역시 실거래가가 천장을 뚫었다. 압구정현대 1차 전용면적 196㎡는 지난달 51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전달 거래된 47억원 대비 4억7500만원 더 오른 가격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일부 단지들이 역대 최고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와중에 직전 거래보다 수억원씩 떨어진 가격에 아파트가 거래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92㎡는 지난달 14층 매물이 매물이 20억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체결됐다. 해당 가격은 7월 실거래가 25억4000만원과 비교해 4억9000만원이나 더 떨어진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도 지난달 84㎡평형이 24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7월 실거래가보다 2억6000만~4억1000만원 가량 더 떨어진 가격에 실거래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특수관계인 거래나 법인간의 거래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이 와중에도 서울 집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4일을 기준으로 부동산114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대비 0.10% 오르며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같은기간 전세가격 역시 0.12% 오르며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가을 성수기를 맞아 매물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수요층이 집을 벗어나기 어려워지면서 매매거래는 물론 전월세 거래조차 크게 줄어들고 있다"라며 "거래가 줄고 시장에 물건이 많이 쏟아진다면 앞으로 하락 전환 가능성이 높지만, 작금의 시장은 거래가 줄어드는 가운데 물건은 더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세매물 역시 한동안 귀해지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물건 감소가 상대적으로 마음이 조급한 수요자에게 가격 협상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사철 이사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 전세물건은 더 귀해지고 있어 전세난은 더 가중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신고가 거래와 수억원이 떨어진 이상거래가 동시에 관측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