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불공정 행위 규제도 논의
연합뉴스
"플랫폼이 독점력을 이용해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등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온라인 플랫폼 산업을 겨냥해 내놓은 발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주목해 온 조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플랫폼을 향한 공정위의 칼끝도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네이버 부동산 관련 제재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결론 내린 첫 사례이다. ICT 전담팀은 네이버 부동산 외에도 쇼핑과 동영상 서비스와 관련한 불공정 행위도 심사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중 결론이 날 전망이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남은 네이버 쇼핑 건은 지난달 19일 전원회의가 있었고, 합의 속개 상태"라며 "네이버 동영상 건은 이달 중 전원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공정위 사무처장 직속으로 감시분과부터 구성된 ICT 전담팀은 올해 2월 정책분과로까지 몸집을 불렸다. 감시분과는 온라인 플랫폼, 모바일, 지식재산권, 반도체 등 4가지 분야에 대한 불공정 거래 사건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책분과는 ICT 경쟁 이슈와 관련한 공정위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ICT 전담팀은 조 위원장이 취임 이후 꾸린 대표적인 조직이다. 지난해 9월 취임 일성으로 "ICT 사업자 등의 부당한 독과점 남용행위를 제재해 시장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는 조 위원장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조 위원장은 지난달 13~14일 떠난 하계휴가에서 마셜 밴 앨스타인 보스턴대 교수가 쓴 '플랫폼 레볼루션'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 교수인 에릭 브린욜프슨·앤드루 맥아피가 공동 저자로 집필한 '머신 플랫폼 크라우드' 등 플랫폼 관련 서적을 읽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 분야에 대한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책을 선택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데 필요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도 만들기로 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지위가 강화되고 있지만, 플랫폼 입점 업체를 보호할 정책 수단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에는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관련 단체와의 간담회를 가지는 등 법 제정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제재 일변도의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만 한정하면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커 보일 수 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까지 시선을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국내 기업에 대한 당근책도 함께 고려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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