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형광펜 메모 `라이너` 개발 주역 … 코로나에도 매출 4배 증가

평소 메모하며 독서 좋아하는데
인터넷 문서 불편함에 개발결심
모바일·데스크톱 동시지원 역점
글로벌 사용자 500만 연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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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형광펜 메모 `라이너` 개발 주역 … 코로나에도 매출 4배 증가


김진우 아우름플래닛 CEO

8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아우름플래닛. 홍대와 연남동의 젊음이 느껴지는 골목에 위치한 사무실을 들어서자 한켠에 'I Never Lose'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김진우 아우름플래닛 대표(30)는 "창업현장은 적이 매일 쳐들어오는 전장과 다를 바 없다"면서 "독보적인 격차로 경쟁에서 앞서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호가 현실화돼 아우름플래닛은 이미 '웹 하이라이터' 시장의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창업에 도전한 김 대표는 2015년, 웹페이지나 PDF에 형광펜을 긋듯 하이라이트를 남기고 메모를 할 수 있는 '라이너' 서비스를 개발했다. 5년 만에 라이너는 25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그중 해외가 85% 이상이고 전체의 50% 이상이 미국인이다.

2015년 1월, 5000만원을 들고 공동창업자와 함께 실리콘밸리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3달간 머물며 철저히 '글로벌 입맛'에 맞춘 솔루션을 개발한 결과다. 남은 돈 30만원을 들고 한국에 들어와 그해 7월 라이너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라이너는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필요한 사람들이 돈을 내고 쓰는 모바일앱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최근 하이라이트 빅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및 검색 서비스를 내놓는 등 정보 탐색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키우고 있다. 사용자의 대다수가 해외 사용자이고 재사용률이 높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하면 세계인의 콘텐츠·정보 소비 행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서비스를 눈여겨 본 삼성, 네이버, 애플, 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찾아와 공동 마케팅을 제안하고, 이들 기업의 앱스토어 최상단에 라이너가 배치돼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도 회사는 올해 1월에 비해 6월 매출이 4배로 늘었다.

김 대표는 "라이너는 생활에서 느끼던 불편을 서비스로 만든 제품"이라면서 "평소에 형광펜으로 칠하고 메모하면서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종이 대신 인터넷으로 읽어야 하는 문서가 늘어나면서 불편함을 느끼다 직접 서비스 개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준비된 창업가'였다. 5살 때 처음 컴퓨터를 접하고, 닷컴 열기가 뜨겁던 1999~2001년에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서 지내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접한 그는 일찌감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미래의 직업으로 정했다. 지금 전세계를 주름잡는 구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기업들이 막 크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IT분야에 진출하고, 실패위험에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창업 대열에 뛰어들었다. 의대 교수인 아버지는 초등학생이던 김 대표에게 "너도 커서 창업을 해라"고 조언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진학한 김 대표는 본격적으로 꿈을 현실로 바꾸는 노력을 시작했다. 독학으로 아이폰 앱 개발을 공부해 메모장이나 뉴스스크래핑 앱을 개발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자 자신감이 생겼다. 창업에 함께 도전할 이들을 만나기 위해 연·고대 연합 창업동아리인 인사이더스도 만들었다. 동아리에서 현재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일하는 공동창업자를 만났다. 그러곤 대학 2학년 말에 아우름플래닛을 세웠다. 김 대표는 "입학 당시부터 IT창업이 목표였고, 같이 할 친구도 만났으니 창업에 대한 개념도 없이 도전부터 했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27일, 사업 아이템도 분명치 않은 상황에서 법인등록부터 했다. 그 후 무슨 사업을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프로그래밍 실력도, 사업 아이디어도 부족해 고심하던 중 과기정통부·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진행하는 SW마에스트로 지원사업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해 합격했다.

2013년, 학교를 다니면서 창업기업을 꾸리고, SW마에스트로 멘토, 동료들과 앱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숨가쁜 일정을 해냈다. 언어공부를 원하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언어교환 매칭서비스를 개발했다. 김 대표는 "무모한 창업 도전 후 접한 SW마에스트로가 전환점이 돼 줬다"면서 "앱 기획부터 개발까지 전체 과정을 해 보면서 실력이 한 단계 높아지고, 어떻게든 하면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창업 후 3년간 온라인 미술전시 사업을 하던 김 대표는 2014년말 하이라이팅 툴 개발을 결심했다. 당시 유사한 툴이 있었지만 모바일과 데스크톱PC에서 동시에 쓸 수 있는 제품이 없었고, PC용도 특정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거나 저장이 안 되는 등 불편이 많았다.

김 대표는 "모든 사람이 최소 2개 이상의 스마트 기기를 쓰는 시대에는 모바일과 데스크톱 동시 지원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면서 "개발 당시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매일 현지인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이용보다 자가운전 시간이 긴 미국인들은 모바일보다 컴퓨터 이용시간이 많고, 다양한 기능을 담은 앱보다는 특정 기능에 집중된 앱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결론을 토대로 2015년 1월 개발을 시작한 앱을 그해 7월 9일 정식 출시했다. 한달 후인 8월에는 데스크톱 버전도 내놨다.

김 대표는 "앱을 내놓은 첫날부터 다운로드가 꽤 되는 것을 보고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의도한 대로 대부분이 미국인이었다"고 말했다.

영어 서비스만 하다가 2016년 애플의 요청으로 한국어 서비스도 내놨다. 2017~2018년 삼성전자와도 협업해 '라이너 포 삼성'을 갤럭시스토어에 출시하고 공동 프로모션을 했다. 네이버, MS와도 협업해 네이버 웨일과 MS 엣지용 라이너를 개발했다. 그 과정에서 꾸준하게 유료 사용자가 늘었다. 서비스 5년을 맞은 올해 3월 회사는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직원 7명 규모로 커졌다. 평균연령 27세의 젊은 회사다.

회사는 2016년 크라우드펀딩 인크와 마젤란기술투자로부터 총 1억8000여 만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17년 9월, 케이브릿지인베스트먼트와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 스프링캠프에서 6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중소벤처기업부 팁스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최근에는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고 SL인베스트먼트와 캡스톤파트너스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회사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대표는 "자유롭고 스마트하면서 긍정적인 인재들을 찾아 그들과 함께 회사를 키우고,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SNS와 온라인 광고를 통해 연말 500만명의 MAU(월활성이용자)를 확보하고, 영상 하이라이팅, GPT-3를 활용한 주 단위 정보 리포트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개발 속도와, 각 개인의 이용동의를 통해 축적하고 가공해온 데이터의 힘을 바탕으로 라이너를 데이터 추천엔진 및 검색엔진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시가총액에서 카카오를 넘어서는 기업이 최종 목표"라는 김 대표는 "먼저 3년 반 내에 시총 1조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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