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활용 비중 5.5% 불과
내수시장 작아 경쟁력 확보 한계
지방정부 참여 부족 갈등비용 추가
脫석탄발전 과정 재취업 대책 미흡
내수시장 작아 경쟁력 확보 한계
지방정부 참여 부족 갈등비용 추가
脫석탄발전 과정 재취업 대책 미흡
태풍의 영향으로 3일 오후 경남 양산시 에덴밸리 리조트 인근에 있는 풍력발전기 한 대가 파손돼 있다.
양산=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그린뉴딜'을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 비하면 단기처방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려면 비수도권 역할이 필수인데, 정부의 그린뉴딜에는 지방정부 역할이나 지역별 특성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그린뉴딜 사업에 내년 예산 8조원을 투입한다.
한국의 그린뉴딜은 EU의 '그린딜'(Green Deal) 정책사업과 유사하다. EU는 지난해부터 기후·에너지·산업·건물·수송·농업·생물다양성·환경 등 8가지 분야를 선정하고 그린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린뉴딜 역시 신재생에너지 전환(에너지)·그린 리모델링(건물)·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수송)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EU와 달리 재생에너지가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기준 5.5% 수준으로 저조한데다, 내수 시장이 작아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종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산업(61.4%), 수송(18.5%), 건물(17.8%) 순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활용 비중은 각각 4.7%, 1.6%, 2.5% 수준에 불과하다. EU의 재생에너지 소비 비율은 2019년 기준 약 18%에 달한다. 때문에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선언적 목표가 아닌 재생에너지 연관 인프라, 전문인력 양성 등 전(全)주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넓은 부지가 필요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방정부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추진되고 그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지역사회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현재 그린뉴딜에는 이에 대한 전략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지방정부의 협조가 부족하면 추후 사회적 갈등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취약계층이나 지역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석탄화력발전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수준으로 높은 편인데, 석탄발전소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근로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그린뉴딜에서 고용·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내용을 담긴 했지만, 석탄발전산업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재취업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진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글로벌전략팀장은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쇠퇴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린뉴딜 성공을 위해선 지방정부 참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팀장은 또 "재생에너지와 연관 인프라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전문인력 양성, 수소 생산에서 활용 노력 등을 지원하고, 관련 법·제도를 검토·보완하며, 산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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