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천사 마라토너 정희순 "기부는 남 아닌 나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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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마라토너 정희순 "기부는 남 아닌 나를 위한 것"
기부천사 마라토너 정희순 이랜드재단 이사 [정희순 본인 제공]

"기부를 통해 사소한 것에 감동하는 이웃들의 모습을 보며, 기부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바로 나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습니다."

'기부천사' 마라토너 정희순(63·사진) 이랜드재단 이사는 우간다 우물 파주기 사업을 위해 마라톤 풀코스 200회를 완주한 뒤 "마라톤과 기부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찾은 것 같다"며 3일 기부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4일 서울 도림천 시민공원에서 열린 마라톤TV 주최 공원사랑 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200 번째 완주 목표를 달성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그는 200회 완주를 앞두고 나눔을 기획하던 중 이랜드 재단으로부터 아프리카 우간다에 우물 파주기 사업을 제안받아 모금을 시작했다. 이랜드와 1+1 매칭을 통해 그가 낸 기부 금액만큼 재단으로부터 같은 금액을 지원받아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계획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지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동참해 기부금이 늘어갔다. 자신도 1m에 50원씩 적립한 210만9750원을 기부해 총 1000만 원을 모았다. 거기에 이랜드 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1000만 원을 더해 우간다 우물 파주기 사업에 총 2000만 원을 이날 전달했다.

그는 "200회 목표달성의 기쁨보다는 깨끗하지 않은 물 때문에 각종 질병으로 치료도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우물 하나를 더 파줄 수 있게 됐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 부부가 동반 달리기를 하며 축하해줬다. 정 이사가 김 교수의 페이스메이커를 하면서 인연을 맺은 게 계기가 됐다.

그의 기부 인생은 2010년 마라톤 풀코스 50번째 완주를 기념해 42만1950원을 넣은 기부 계좌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때부터 달린 거리 1m에 1원씩 적립했다. 그렇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모은 적립금과 그가 활동하고 있는 ROTC 산악회원들의 성금으로 기금 2500만 원을 모아 2014년 이랜드재단을 통해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로 전달했다. 2018년엔 조손가정 청소년을 돕기 위해 1100여만 원의 기금을 모아 두 가정에 지원하기도 했다.

그의 나눔과 봉사 선행은 지난해 8월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있는 '한국촌'으로 이어졌다. 한국촌은 6·25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특히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돕겠다는 뜻이 ROTC 동문과 지인들에게 알려져 십시일반 모금한 1000만 원으로 참전용사 집을 수리해주고, 미망인을 포함한 참전용사들에게 생활비도 보탰다.

그는 또 "90세로 시각장애인이 된 노병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앞이 보이지도 않는데 벽을 더듬어 훈장 달린 군복을 차려입고 한국 얘기만 들으면 힘이 나서 '한국은 나에게 약'이라며 나의 손을 꼭 붙잡고 '기억해 줘서 고맙다'고 하시는데 눈물이 핑 돌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돕기는 해외봉사 시발점이 됐고, 봉사 정신에 더욱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올해도 해외 봉사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안타깝다고 했다.

마라톤의 장점은 성취감과 그에 따른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라는 그는 "새로운 목표인 풀코스 300회 완주를 향해 부지런히 달리면서 또 다른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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