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기업에 권고사항 선정
사외이사 공정성 평가 어려워
위반에 따른 구체적 제재없어
KT·SK·GS건설 등 소수만 공개
사외이사 공정성 평가 어려워
위반에 따른 구체적 제재없어
KT·SK·GS건설 등 소수만 공개
이사회 활동에 대한 평가기준이 제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시 항목 중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구체적이지 않아 활동 내역을 정밀하게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국내 기업 중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이사회 활동평가를 진행한 곳은 상장기업 중 5곳에 불과했다. KT와 SK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이사회활동 평가를 공시했고, SK이노베이션과 에스오일은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공시를 했다. 또 GS건설은 자사 홈페이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활동에 대한 점수를 공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사회활동에 대한 평가를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KT는 매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운영하는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자율평가표를 자체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모범규준에 따른 이사회평가는 각 개별 이사들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모범규준에 의해 만들어진 이사회활동 평가 항목은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 △이사회의 효율성 △이사회내 위원회활동의 적정성 △이사개인항목 평가 등이 열거돼 있다. 이사회 개인평가 항목에서는 △주의·충실의무이행 △적극적 활동과 참여 △기업가치 제고 기여 등을 포함한다.
현행 공시기준으로 이사회활동에 대한 평가가 법으로 강제돼있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한국거래소에 공시하는 이사회 활동내역도 구체적이지 않아 각 개별이사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어려워 선임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평가는 고가를 위한 평가 등 여러 기준이 있지만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출석률과 안건내용 외 공개되는 것이 없다"면서 "사외이사의 경우 경영진의 경영에 대한 조언과 감독기능을 갖춘 사람이 선임되야 하지만 재임기간 중 명확하게 평가하지 않아 거수기 사외이사 또는 낙하산 인사들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사회활동 평가 중 각 개별 이사, 특히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가 시장에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사회 평가가 실적을 포함해 고과에 반영되듯이 사외이사들을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재선임결정과 보수산정에 반영되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국거래소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해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올 초 이사회활동과 개별이사에 관한 정보공개 수준도 강화하고 있지만 공시에서 각 이사에 대한 세부 평가나 이사회에 대한 외부평가가 존재하고 있지는 않다. 정보요건은 강화됐지만 이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은 이사회와 각 개별 이사들을 평가하기 위한 벤치마크 대상 평가기준이 없다고 하지만 각 기업마다 평가하는 항목들이 존재한다"면서 "사외이사가 의견을 낸 이사회 발언내용과 토론내용을 정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모범규준과 내부평가기준을 통해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지표를 활용해 사외이사들을 평가하고 주총에서 주주와 의사소통이 진행되는등 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