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기업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발전된 전기를 구매하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2050년까지 전력사용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 캠페인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그린뉴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재생에너지 분야 제도 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방식 개선과 연구·개발(R&D) 지원 등이 목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기업의 RE100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RE100에는 현재 애플, 구글, BMW 등 242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 중인데, 국내에는 재생에너지를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제도가 없어 공식적으로 캠페인 참여를 선언한 한국 기업은 없었다. 또 민간기업 대상으로 이뤄지는 해외와 다르게 정부 공공기관도 RE100에 참여하도록 할 예정이다.
우선 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재생에너지를 일반 전기요금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녹색 프리미엄제'가 도입된다. 기업이 이 제도를 이용하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해주고, 판매 이익은 에너지공단이 재생에너지에 재투자하게 된다. 기업들은 신재생 의무이행(RPS)에 활용되지 않은 이른바 '잉여 REC'를 직접 사들여도 된다. 에너지공단은 이를 위해 RE100용 REC 거래 플랫폼을 내년 1월 개설한다.
정부는 이외에도 '소비자-한전-발전사'로 이어지는 전력거래 구조인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을 비롯해 △지분투자 △자가발전 등을 통해 기업이 RE100 이행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내놨다. 단 녹색 프리미엄제는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서 제외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력 사용량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받는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경우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해왔다"면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화상 면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