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태양광 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향후 5년간 태양광 연구개발(R&D) 분야에 총 3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다. 중국기업의 물량 공세에 밀려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태양광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효율·신시장·단가저감 등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일 태양광 및 소재·부품·장비기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태양광 기업 공동활동 연구센터 협약서(MOU) 체결식'과 '그린뉴딜 정책간담회'를 열고 태양광 R&D 혁신전략을 논의했다.
정부는 그동안 다양한 기술 분야에 분산형 지원이 이뤄짐에 따라 시장수요가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보고, 다양한 차세대 태양전지 후보군에 R&D 예산의 약 40%를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는 태양전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5년간 약 1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구조의 탠덤전지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현재 탠덤전지는 유럽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집중 투자를 통해 해외 경쟁기업과 기술격차를 2년 내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신시장·신서비스 창출을 위해 5년간 980억원을 지원한다. 태양광 설치 입지의 다변화를 위해 건물형(BIPV), 수상?해상 태양광 등 유휴 공간 활용을 확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다각도로 지원한다는 목표다. 효율이 높은 건물형 태양광 확대를 위해 건축, 시공 등 수요기업 요구를 반영한 핵심소재?부품 기술개발 및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실증도 추진된다.
저단가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데에도 5년간 420억원을 투자한다. 셀?모듈 제조공정을 최적화해 운영하고, 품질관리 시스템 개발을 통해 수율?가동률 향상과 에너지 절감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개발제품의 공정·성능을 모든 양산 단계에서 검증할 수 있는 연구센터도 구축된다. 3년간 250억원을 투자해 100MW급 태양광 공동 R&D센터 등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해외기관을 통해 성능·효율을 측정하는데, 이 경우 비용이 높고 기간도 1~2개월 가량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정부는 국내 기관을 육성해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고, 기간도 1주일 이내로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성 장관은 "민관이 합심해 차세대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코로나19 이후 더욱 큰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태양광 시장을 우리 기업이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정부가 업계 기술수준, 개발비용, 해외동향 등을 고려해 수립한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로드맵. <자료:산업통상자원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