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신탁 전문 신탁 인가단위 마련 필요, 자본시장법 개정 선결과제
신탁법 적용위해 자본시장법 개정해야
금융당국이 고령자 등을 위한 후견지원신탁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실제 치매신탁 전문 특화신탁사 출현 등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탁재산의 범위 확대 역시 법률 개정 등이 필요해 연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말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의 일환으로 후견지원신탁 활성화 계획을 밝혔다.
치매환자 등 적극적 자산관리가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치매신탁 전문 특화 신탁사를 제도적으로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나은행 등에서 재산보호·관리·이전(상속/증여) 등 일대일 자산관리에 특화된 치매신탁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건수는 100건 이하에 불과하고 수탁대상 범위의 한계와 재신탁 불허 등으로 계약 범위가 한정돼 있다.
당국은 치매신탁을 전문으로 하는 특화신탁사 진입 요건을 별도로 마련해 기존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독립된 신탁회사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신탁업 인가단위를 별도로 마련해야 해서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한 수탁재산의 범위에 소극재산(채무)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탁업을 겸영하고 있는 금융회사를 규제하는 자본시장법은 신탁가능 재산을 금전·증권·금전채권·동산·부동산 등의 적극재산으로 제한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제103조 참고). 이에 비해 신탁에 관한 일반 법률인 신탁법은 신탁대상을 '특정의 재산(영업이나 저작재산권 포함)'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탁법의 내용을 신탁업자에 대한 규제법률인 자본시장법에 반영해야만 채무신탁이 가능하다. 또한 과거 채무와 함께 논의됐던 영업신탁(Business trust)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수탁재산 범위에 넣지 않기로 했다.
당국 관계자는 "치매신탁 전문 특화신탁사는 인가단위를 개편해서 제도를 변경하려고 한다"면서 "수탁대상 범위 확대도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했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