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연말까지 간다면 올해 경제성장률 역성장을 방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악화에 따른 '재정준칙' 필요성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 27일 '2021년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위기가 통제된다면 3분기 반등과 올해 역성장 방지가 가능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0.1%로 제시했다"며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은 일축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국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기도 했다. 이에 대한 입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가는 것은 경기 회복에 가장 부담되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3%로 하향 조정한 것은 세계 경기 추세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감 등을 반영해 조정한 것으로 본다.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을 0.1%로, 소위 역성장을 방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연말까지 간다면 올해 역성장을 방지하는 노력은 굉장히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예산안에서 총지출 증가율이 8.5%다. 지난 3년 연속 확장 재정이 이어지면서 국가채무 비율이 과도하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적정한 규모의 재정 역할을 통해 낮은 성장이 예상되더라도 그냥 갈 것인지,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서 성장률을 높이고 다시 재정 건전성을 찾아올 것인지 등이다. 정부로서는 국가채무와 재정수지가 조금 악화하더라도 재정이 역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한국뿐 아니라 주요 20개국(G20)을 포함한 대부분 선진국이 이러한 조치를 추진했다."
-세수가 줄었는데 증세 계획은 없나. 재정준칙 도입에 대한 입장은.
"내년 예산을 짜면서 증세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씀씀이를 줄일 수 있도록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것, 세입 측면에서 비과세 감면을 줄이거나 탈루소득 등 과세원을 개발·발굴하는 대책을 세웠다. 재정준칙도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9월에 검토를 마무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 극복, 선도국가' 2021년도 예산안 상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도걸 예산실장.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