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 한국전력공사 등 39개 주요 공공기관이 짊어져야 할 부채가 6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도 2022년 173%로 정점을 찍은 이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0~2024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3일 국회에 제출한다고 1일 밝혔다.
계획에 따르면 39개 공공기관은 지난해 497조2000억원의 부채를 쌓았다. 이러한 부채 규모는 올해 521조6000억원으로 증가한 뒤 2024년에는 94조2000억원 늘어난 615조8000억원까지 폭증한다. 부채 비율 역시 올해 172.2%에서 2022년 173%를 기록한 이후 2024년에도 171.4%로 170%대를 넘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지출 증가와 공공기관의 역할 증대 등에 기인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 3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1년 5조2000억원, 2022년 3조4000억원, 2023년 4조6000억원, 2024년 6조원 등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개선세를 나타낸다. 자산 규모는 올해 824조5000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975조1000억원까지 150억원 늘어난다.
분야별로 보면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발전소 건설 등 신규 투자로 부채 규모는 올해 197조5000억원에서 2024년 220조9000억원까지 오르고, 부채 비율도 268.5%에서 305.6%로 상승한다. 같은 기간 사회간접자본(SOC) 공공기관 부채 역시 225조3000억원에서 293조3000억원으로 오르고, 비율도 180.5%에서 190.8%로 높아진다. 금융 공공기관의 부채는 주택금융공사(HF)의 유동화 증권 만기상환 차입 증가 등으로 86조4000억원에서 88조5000억원으로 오르지만, 비율은 93.2%에서 74.1%로 떨어진다.
공공기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정부는 공공기관이 대규모 사업을 집행할 때 준수해야 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총사업비관리지침'을 제정키로 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이후 사업비가 기존 대비 30% 이상 늘어나는 사업의 경우 외부에 의뢰해 '타당성 재조사'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재해 예방·복구를 위해 사업이 시급한 경우 기재부나 주무기관장 협의를 거쳐 면제받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타 이후 사업비 집행단계에서도 자의적인 사업비 증액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침을 제정했다"며 "사업비 변경 시 신중하게 처리케 해 건전한 재무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2020~2024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39개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는 오는 2024년 615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재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