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상현 기자]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올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로 시장의 눈치보기가 극심해지면서 가을 이사철임에도 '매물잠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28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주간 변동률은 전주대비 0.1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아파트의 주간 변동률 0.18%는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과 전주만 하더라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변동률은 0.06%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 주 만에 3배 급등했다. 앞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해 12월27일로, 당시 0.29%를 기록한 바 있다. 같은 기간 일반아파트의 변동률이 이달 7일부터 28일까지 매주 0.10%를 기록하며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조적이다.
이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정부의 전방위 부동산 규제가 쏟아지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가 점점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실거주 요건 등도 필요해지면서 오히려 집값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과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 사이에 간극이 크게 벌어지면서 눈치보기가 치열해진 분위기"라며 "다만 매물 부족으로 인해 아직은 매수세가 더 강한(매도자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재건축 단지의 경우 고가단지와 저가단지 상관없이 모두 거래금액이 증가했다. 예를 들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6·7차 전용 144㎡ 평형의 경우 이달 10일 12층 매물이 40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 실거래가를 찍었다.
저가 재건축 아파트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6단지 전용 32㎡도 이달 17일 1층 매물이 3억99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소형평형부터 대형평형에 이르기까지 재건축 아파트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아파트 매매거래와 전세거래 등 거래량까지 줄어드는 매물잠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145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8월(6606건)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아직 신고기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6월(1만5591건), 7월(1만616건) 거래량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세시장 역시 이달들어 거래량이 급감했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4418건으로 지난해 8월(1만470건)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았으며, 7월 거래량(8480건)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매물잠김 현상으로 오히려 아파트값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매물 잠김 현상이 매도자 우위의 시장을 만들어내며 상승세는 아직까지 지속되는 분위기"라며 "가뜩이나 전세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셋값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분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올해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거래량은 줄어들면서 매물잠김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주간 변동률로는 올해 최고치인 0.18%를 기록했다. 사진은 최근 3개월 서울 재건축 아파트 주간 변동률. <부동산114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