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디지털뉴스부 차장
![[DT현장] 틱톡과 플랫폼 전쟁](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2502102269607001[1].jpg "[DT현장] 틱톡과 플랫폼 전쟁")
대체 틱톡이 뭐길래 세계 최강대국이 시끌벅적 싸움을 벌이고 있는 걸까. 간단한 이력을 살펴본다. 틱톡 영상의 언어는 '몸짓'이다. 그러다보니, 언어가 달라도 다른 사용자의 영상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지난 4월 틱톡의 다운로드 수는 20억 회. 전세계 150여 개국에서 약 8억명이 이용한다. 유저들은 하루 평균 8번 이상 앱을 켜고 약 45분 동안 사용한다고 한다. 중국에서만 1억 5000만명이 쓴다. 인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열광한다. 블룸버그는 틱톡의 기업가치를 1000억 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틱톡의 탄생연도는 2016년 9월이다.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숏클립 플랫폼이다.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신생아 틱톡이 중국의 쇼핑 트렌드를 뒤흔드는 거물로 커버렸다. 틱톡을 키운 주 사용고객의 41%는 16~24세다.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틱톡 창업자는 독서광이라 불리우는 장이밍이다. 그는 2013년 포브스차이나가 선정한 '30세 미만 기업가 30명'에 선정됐다. 지난해 미 포춘이 뽑은 '중국 40세 이하 기업 영웅 4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창업자에겐 으레 거룩한 신화가 뒤따른다. 장이밍은 중학생 시절부터 매주 신문을 20~30개 정도 꾸준히 읽었고 대학에 입학한 뒤엔 도서관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책 속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신문과 책을 통해 트렌드를 읽어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의문이 뒤따른다. 어떻게 단시간에 세계인의 인기를 독차지할 수 있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집콕' 때문이다. 집에만 머물던 미국인들이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무한 시청하다가 틱톡이라는 앱을 다운받았다. 15초 짜리 짧은 동영상은 집콕족들에게 제격이었다. '숏확행'(짧아서 확실한 행복)으론 안성맞춤이었다. 틱톡의 올 상반기 다운로드 기록은 6억 2000만 건이다. 세계 최대 기록이다.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최초로 꿈의 헥토콘기업(기업가치 100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됐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30% 급증한 400억 위안이다. 한화로 7조원에 가깝다.
틱톡의 성공전략이 궁금해졌다. 포브스는 틱톡이 처음부터 Z세대를 겨냥해 성공신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틱톡은 짧고, 쉽다. Z세대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포브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유튜브와 달리 영상 업로드와 편집이 쉽다. 가볍게 즐기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최적화시켰다.
잘 나가던 틱톡이 급제동에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기업이 미국에서 이렇게 커지니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의 구글, 페북, 유튜브를 모두 틀어막고 미국에서 떼돈을 벌고 있으니 트럼프의 심기가 고울리 없다. 게다가 틱톡은 중국 공산당과의 유착의혹에 휩싸여있다. 당연히 미중 갈등의 핵심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국가정보법 등을 활용해 '안보상 당국의 정보 수집활동' 명목으로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바이트랜스가 미국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90일 이내에 틱톡 미국 사업부문을 분사나 매각하라는 행정명령를 내렸다. 하지만 틱톡도 이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틱톡의 운명은 9월15일까지 결정된다. 가장 먼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서비스 영역에서 그다지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선 굉장히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없다. 또 트위터에 이어 오라클까지 틱톡 인수 의향을 밝혔다. 틱톡의 매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미디어 시장의 재편이다. 페이스북과 위챗, 틱톡 등이 '플랫폼 전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플랫폼을 채울 콘텐츠도 많아져야 한다. 그렇다면 콘텐츠를 잘 만드는 한국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플랫폼전쟁에서 한국이 승자가 되려면 중국의 사이버 정보유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정보의 댐은 어떤 폭우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튼튼해야 한다.
김광태 디지털뉴스부 차장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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