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칼럼] `나이키형 경제회복` 가능할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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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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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칼럼] `나이키형 경제회복` 가능할까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우리나라 고용사정이 최악의 국면에 빠져들었다. 7월 한달 동안 신규 실업자가 60만명을 넘었고, 취업포기자도 58만명으로 통계청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 달 동안 일거리를 찾는 활동을 하지 않은 구직단념자의 절반은 20·30대란 점이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로나 탓이 크겠지만, 성장동력이 취약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연이은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 폭등, 전세 대란으로 국민들을 허탈감에 빠지게 한 정책당국이 괴상한 논리로 고용사정이 좋아지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홍보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경제여건이 좋지 않을 때 국제 경제기구가 보고서를 통해 제공하는 우호적인 데이터는 대국민 홍보에 유용하게 쓰인다. 국제기구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작성한 부분도 있겠지만, 국내 정책당국과 연구기관이 국제기구와 사전적으로 협의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조율한 이후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간된 한국 리포트에서 코로나19 조기 극복으로 다른 OECD 국가보다 경제 충격이 덜했고, 시나리오에 따라 올해 성장률은 -0.8%~-2.0%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제 회복이 더디고 무역침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고 있음도 우려했다. 더구나 코로나 위기로 금융부분이 취약해질 수 있고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약화가 다른 국가보다 심각함을 제기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OECD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있고 정책당국이 귀담아 들어야 할 정책권고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올해 OECD 1위 경제성장 국가가 될 것으로 홍보하는데 이용될 뿐, 국가적으로 당면한 많은 정책과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찾기 어렵다. 코로나로 인한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GDP) 감소폭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을 것이란 점은 여러 국제 경제기구의 공통적인 전망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대응 실패 이후 우리나라 방역체제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비되었기에 질병관리본부가 금년초 신천지교회발 집단감염 사태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헌신적인 직업정신과 사회적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에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수준이 다른 국가보다 돋보였다. 최근 세 자릿수 신규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그 동안에는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로 인정받았다. 집단발병 2개월만에 확진자 수 증가가 크게 둔화되었기에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 있었고 경제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국제기구들은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를 여러 차례 수정했다. 코로나 발생으로 연초에 발표했던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가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팬데믹)할 것으로 전망하자 대폭 낮추었다. 이때만 해도 여름철이 되면 코로나가 진정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금년 중반에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꾸준히 증가하자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7%~-11%로 조정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양호한 -1%~-2% 성장이 가능하겠지만, 내년 우리나라의 성장 전망은 2%~3%로 선진국의 8%~10%에 비해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경제회복에 긴 시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엄청난 재정을 쏟아붇고 있지만, 'V'자 회복을 전망하는 보고서는 찾기 어렵고 대부분은 우리 경제가 잘해야 '나이키'형 회복이 가능할 것임을 예상하고 있다.

최근의 전 세계 코로나 확산 추이를 보면, 언제든 재봉쇄 가능성이 있다. 지난 4~5월과 같이 세계가 봉쇄되면 세계경제도 멈춰설 수 있다. 코로나 사태가 더 심각한 악재로 이어질 수 있고,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 경제 및 세계경제환경 악화로 '나이키' 형 회복이 아니라 'L'자가 될 수도 있다. 'OECD 1위 성장'과 현실과 벗어나는 고용 '팩트'를 언급할 상황이 결코 아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재유행으로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금년 상반기 방역 성공에 자만하지 말고, 경제와 방역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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