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黨政의 착각… 재난금 기부 0.2% 불과

14.3兆 지급… 고소득층도 외면
결국 '자발적 기부' 독려 공염불
총선 앞두고 현금 지원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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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黨政의 착각… 재난금 기부 0.2% 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오프라인 신청 접수 첫 날인 지난 5월 18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접수처에서 시민들이 지원금 신청을 하고 있다.

박동욱기자 fufus@

전 국민을 대상으로 14조3000억원에 달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가운데 8월 초까지 모집된 기부금이 채 300억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지원금 기부율이 0.2% 수준에 그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부터 '자발적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부유층 등의 재난지원금 기부를 독려했지만, 중·저 소득층은 물론 고소득층도 기부에 거의 동참하지 않은 것이다.

당정은 당초 상당한 기부금을 예상하면서, 기존 소득 하위 가구 70% 대상 7조6000억원의 재난지원금 지급안을 무시하고 100% 가구 14조3000억원으로 대폭 인상해 2차 추경을 편성했다. 그러나 기부금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면서, 당정이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현금 살포성 지원금을 편성, 국가 재정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13일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긴급재난지원금 가운데 모집 기부금 건수는 15만7000건, 액수로는 289억6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재난지원금 예산(14조2448억원)의 0.2%에 불과한 수치다.

재난지원금 기부금은 수급자가 신청 과정에서 기부를 택하거나 받은 지원금을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모집기부금과 지원금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 안에 신청하지 않아 자동 기부금으로 편입되는 의제 기부금이 있다.

고용부는 제출한 자료에서 "의제 기부금은 지원금 신청이 접수되지 않은 경우 기부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의제하는 것"이라며 "지원금 신청 개시일로부터 3개월이 도과하는 내달 초에나 파악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재난지원금은 신청은 오는 24일 종료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9일 24시 기준 재난지원금 지급률은 96.1%로 액수는 13조6930억원 수준이다. 아직 지급되지 않은 재난지원금 액수가 5518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집 기부금과 의제 기부금을 다 합쳐도 기부금 총액은 최대 6000억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정부 반발에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 1400만 가구에서 2140만 전 가구로 대상을 확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재난지원금 기부 릴레이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부금을 믿고 종전 7조6000억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6조7000억원 가량을 더 늘렸다. 그러나 기부금은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막무가내 현금 뿌리기에 세금을 동원했고, 재정적자가 크게 불어난 상황인 걸 뻔히 알면서도 무리하게 재정을 확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희국 의원은 "소비 진작을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으면서 기부를 기대하고 호소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차라리 기부를 독려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써달라고 부탁하는 게 옳았다"고 쏘아붙였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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