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의심 거래를 다수 발견했다며, 경찰청과 국세청의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고가주택 거래에서 탈세, 대출규제 위반 등 이상 거래 조사 결과를 이달 중 발표키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동산 감독기구 신설을 거론한 뒤, 정부가 대대적 주택거래 감시 강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정 거래를 다수 적발했다며, 부동산 감독기구를 상설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초 신고분에 대한 고가주택 실거래 조사 결과, 다수의 이상 거래 의심 사례가 나왔다"며 "경찰청, 국세청 등의 조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8월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국세청 통보, 과태료 부과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6월부터 시작된 수도권 주요 과열지역에 대한 기획조사에서도 이상 거래가 다수 확인돼 소명자료 요청 등 조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수도권과 세종 지역에 대해서는 지난 7일부터 진행 중인 경찰청 '100일 특별단속'과 국세청 '부동산거래 탈루 대응 태스크포스(TF)'에서의 점검·대응역량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매매·전세가 담합, 허위매물, 부정청약, 위장전입, 계약갱신청구권 부당거부 등을 대표적인 부동산시장 교란행위로 규정했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에서의 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온라인플랫폼 교란행위에 대해 올해 2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에 의거해 합동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내사 착수, 형사 입건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온라인 카페나 SNS 등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특정 공인중개사에 중개건을 몰아주거나 막는 사례를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행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감시·감독도 강화키로 하고, P2P·대부업체 등 규제 사각지대를 통한 우회 불법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수사당국과 세무당국까지 총동원해 부동산 부정 거래와 투기 근절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 감독기구'라는 장관급 신설 정부조직을 만들려는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한편 홍 부총리는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과 관련해 "어제부터 국토부-서울시 간 본격 가동한 '공공정비사업 활성화 TF'를 활용해 신청 조합에 사업성 분석, 무료 컨설팅 등을 적극 지원해 8~9월 내 선도 사업지를 발굴하겠다"며 "공공재개발은 적지않은 조합들이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어 신규 재개발 지정을 기존 18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하고,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최대한 빠르게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