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로 홍수 피해를 입은 금강·섬진강 유역 일대 주민들이 용담댐·섬진강댐을 방류한수자원공사의 책임을 묻고 있는 가운데, 수자원공사는 "댐 관리규정 내에서 홍수기 제한수위를 지켰다"며 "예상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리면서 댐 안전을 고려해 방류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한구 수자원공사 수자원부문본부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댐을 운영할 때는 기상예보에 근 거해 댐 수위를 조절하게 되는데 8월 7~8일에는 예보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려 방류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댐이 만약 월류(越流·물이 넘쳐흐르는 현상)로 인해 붕괴조짐이 있을 경우 국가재난수준이기 때문에 댐 안전을 기준으로 방류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충남 금산과 전북 남원 등 수해를 입은 금강·섬진강 유역 지역에선 수자원공사가 폭우가 쏟아진 당일 급하게 많은 양의 물을 방류해 피해가 더 커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자원공사가 방류량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자원공사는 홍수 조절을 위해 가장 많은 물을 가둘 수 있는 '계획 홍수위'를 넘지 않도록 댐 수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이 본부장은 "계획 홍수위까지 5cm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댐 수위를 운영하면서 하류에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며 "예기치 못한 강우로 댐 안전을 고려해 최대한 방류할 수 있는 규모를 선정하다 보니까 1000~2900톤(t)까지 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이어 "이번 비는 한꺼번에 폭우가 쏟아졌고 장마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댐 수위 조절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며 "비가 오면 방류를 해야 하는데 댐 관리규정에 따라 방류를 하면 또 장기간 비 예보가 없는 경우도 있고, 기상청에서 이번 장마가 7월 말에 종료된다는 예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장마기간에 공학적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여러 불확실성에 대비하기가 참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댐 설계 당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홍수량이 훨씬 많이 늘었고 가뭄도 더 심화했다"며 "치수능력증대사업을 통해 늘어난 홍수량에 대비해 추가적으로 하류에 방류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어 "어떤 지역의 홍수 방어는 댐만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댐, 제방, 하천이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홍수를 방어할 수 있는 국가적인 시스템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27일 오후 전북 임실군 섬진강댐에서 안정적인 수위조절을 위해 비상여수로를 통해 초당 29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임실군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