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칼럼] 미중전쟁 초읽기… 한국이 살아남는 법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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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칼럼] 미중전쟁 초읽기… 한국이 살아남는 법
박영서 논설위원
엘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일 대만 땅을 밟았다. 미국과 대만이 단교를 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급의 미국 인사가 대만을 찾은 것이다. 다음날 오전 에이자 장관은 2기 집권을 시작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났고, 오후에는 대만 측과 보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발끈한 중국은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 J-11과 J-10 전투기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측 공역에 진입했다. 대만 군용기가 대응 출격했고 지대공 미사일도 경계상태에 돌입하는 등 한동안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만과의 교류·협력 확대는 미국의 대(對) 중국 압박수단 중 하나다. 영사관 폐쇄, 틱톡·위챗 모기업과의 거래 금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포함한 홍콩과 중국 고위관료 제재에 이어 이번 대만 방문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는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미중 갈등도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중 갈등은 주로 '돈의 문제'였다. '거래의 달인'을 자칭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원했던 것은 '실리'였다. 트럼트 대통령은 정치 체제나 주의·주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미국 제품을 얼마나 사느냐가 주관심이었다. 이 기준에 따라 민주국가의 리더를 폄하했고, 독재국가의 지도자를 칭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 총력전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진핑(習近平) 정권에 대해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념, 통치체체 등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싸움을 걸고있다.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이 치면 중국이 맞받는 방식이다.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위협이 아닌, 본격적인 주먹다짐에 들어간 것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런 행태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연출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아있는 카드가 중국에 대한 강경책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그런 측면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패권국 미국과 신흥국 중국의 패권 다툼의 일환이라고 보는 게 맞는 듯 하다. 이런 상황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진다고 해도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의회가 최근 중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법률들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미국 정가는 당파를 초월해 중국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바이든이 승리해도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바이든 정권 역시 트럼프 정권의 대중 강경노선을 답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인권문제에서는 지금보다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미중 대립은 계속될 것이고 신냉전으로 격화 될 것이다. 일각에선 미중전쟁 개전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면 한국은 어려운 키잡이를 할 수 밖에 없다. 미중 양국이 '편 가르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을 규합하고 있다. 중국과 사귀지 말라는 것이다. 중국도 자기 편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돈이 필요한 개발도상국들이 주요 대상이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매우 어려운 처지다.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사위는 던져졌고, 돌이킬 수 없는 21세기 가장 위험한 충돌이 시작됐다. 조만간 선택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한국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한다. 다가올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미중이 수용 가능한 이익 균형점을 찾아내는 혜안이 필요한 때다. 원칙을 정해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이 아닌,어부지리(漁父之利)의 묘수를 찾는다면 위기는 기회가 된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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