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의료에 대한 투자자들의 접근이 신중해지고 있다. 연이은 임상실패 소식과 코로나19로 인한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활동 위축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VC(벤처캐피탈)투자 규모는 4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592억원)보다 1336억원, 23.9% 감소한 수준이다.
VC 신규 투자가 이뤄진 전체 업종 중 바이오·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5.8%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이는 전년 동기의 28%보다 2.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바이오·의료 분야의 벤처투자가 감소한 배경에 유망 바이오 기업의 잇단 임상실패가 악재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에 이어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의 임상실패 뉴스가 잇따라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바이오·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가 보수적으로 바뀐 때문"이라 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활동을 제대로 전개하기 힘들어진 점 또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바이오벤처들이 글로벌 업무를 하기가 어려워, 투자자들도 '지켜보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인보사)는 지난해 3월 실제 의약품 성분이 허가받은 내용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 3상도 중단됐다 최근 코오롱티슈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의 임상시험을 진행해도 좋다"는 내용의 '임상 보류 해제' 공문을 받아 현지 임상 재개를 추진 중이다.
또한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던 신라젠도 대표의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이 회사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개발이 불투명했지만, 하반기에는 항체 생성 데이터 등이 축적되면서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백신개발도 구체화되면서 바이오 업종이 좀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또한 최근 다시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기업 발(發) 뉴스들도 바이오벤처 투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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