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현 칼럼] 검찰의 `권력시녀화` 막아야 한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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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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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칼럼] 검찰의 `권력시녀화` 막아야 한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 7일 청와대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인사발표 당일 사표를 제출한 문찬석 전 광주지검장이 검찰 내부 통신망을 통해 추 장관이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부적절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반면, 추 장관은 공정한 인사를 했으므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이후부터 검찰 수사에 대통령과 추 법무부 장관이 지속적으로 압력 내지는 개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은 점을 감안해 보면 문 전 지검장의 글은 매우 의미가 큰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은 법원처럼 헌법이 보장한 3권분립 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법치를 구현해야 하는 선봉대적 역할을 해야하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준사법기관으로서 정치적으로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지켜주는 법치의 파수꾼이 될 수 있다.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기는 하지만 그의 임기를 2년간 법으로 보장하고 수사지휘권을 부여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퇴진압력을 가하는가 하면, 법무부장관까지 노골적으로 대립적 의사표현을 하는 등 여러 정황상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지난달 27일에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검찰개혁위)가 검찰총장의 권한을 하위 기관으로 분산·축소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밖에도 검사 인사와 관련해 현행 검찰청법에선 법무부 장관이 인사를 할 때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권고안에서는 이러한 총장의 의견진술권을 폐지하고 인사위원회에 서면으로 의견서만 제출하도록 하는 안이 포함되어 있다.

이 권고안들의 핵심내용은 검찰총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과 검찰인사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 9일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부적절했다는 평가들이 많은 이유는 이러한 현행법상 보장된 검찰총장의 의견개진권을 법무부 장관이 무시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개혁위의 권고안 대로 검찰청법이 개정되게 된다면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모든 검사인사권을 장악할 권한을 법적으로 부여받는다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독립성은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이 없게 된다. 문 전 지검장이 비판한 것도 최근 이러한 여러 정황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검찰이 법치주의 수호의 선봉대이기 때문이다. 즉, 마녀사냥식 구속수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인 것이다. 최근 발생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바오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나 이른바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동훈 검사장 사건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는 두 사건 모두가 법리적으로 입증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고 보고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하는 의결을 한 바 있다. 즉, 마녀사냥식 검찰수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검찰개혁위의 권고안 대로 검찰청법이 개정된다면 법무부장관은 당연히 수사심의위 제도를 폐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의 뜻대로 모든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으로 검찰의 정치화 내지는 권력의 시녀화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검찰개혁위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검찰이 진정 국가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법질서 유지의 파수꾼이 될 수 있도록 그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권고안을 검찰개혁위는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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