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2차유행,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07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2차유행,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
현재 하루 30명에서 50명 정도 발생하는 신환의 숫자가 당장은 크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전 국민의 50%가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수도권 외의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과 감염 경로를 모르는 지역감염 환자와 무증상자의 존재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시간 차이를 두고 유럽과 미국을 거치면서 6차례 이상 변이를 일으키면서 전파력이 더 높아진 상태에서 다시 국내로 재유입 되었기에 초기에 대구 지역에 유행을 일으켰던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강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생존력이 강해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서는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 코로나19의 경우 베이징 수도(首都) 의과대학과 스위스, 덴마크 연구팀의 최근 보고에 의하면 기온이 1도 오르면 확진자가 2.88% 감소하고 상대습도가 1%포인트 상승하면 확진자가 0.19%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당분간은 현재의 상태가 유지되거나 좀 더 소강 상태를 보일 수 있지만 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건조한 날씨가 시작되면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왕성해지면서 급격히 환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1918년 스페인 독감도 봄에 일차 유행을 했다가 소강 상태를 보인 후 가을에 훨씬 대규모의 2차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이 대만이나 뉴질랜드, 베트남처럼 철저한 방역으로 종식을 선언하고 해외 입국자를 확실히 관리하여 2차 유행을 막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의 8월 5일자 자료에 의하면 60세 이상의 환자는 3417명이 발생하여 8.2%의 사망률을 보인 반면 30세에서 59세의 환자는 6326명이 발생하여 0.3%의 사망률을 그리고 29세 이하에서는 4680명이 발생하였지만 단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2차유행,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008/20200807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2차유행,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대규모 유행이 만일 일어난다면 충분한 병상과 의료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60세 이상의 환자와 59세 이하의 환자라도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집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입원시키는 정교한 시스템을 미리 구축할 필요가 있다.
8월 5일 현재 전세계에서 18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여 치사율이 3.81%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09%에 불과한 것은 우리의 발달된 의료 시스템도 있지만 진단 키트의 발달로 확진자를 많이 진단하였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부분의 환자를 임시 수용시설이 아닌 병원에서 치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의 대유행이 만일 발생한다면 의료 시설과 인력의 문제는 간단치 않다. 따라서 지난 번 유행 때 헌신했던 분들에 대한 격려와 보상을 충분히 하여 많은 인력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특히 2월부터 담당 의료진과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인력들의 피로도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 인력의 양성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대구에서 자발적으로 기존 환자를 이송하고 병원 전체를 코로나 치료에 사용하도록 했던 병원들이 매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유행이 끝났다고 의료기관의 피해를 무시한다면 다가오는 위기 속에서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부분적으로나마 유일하게 치료 효과가 인정되는 렙데시비르의 물량 확보와 함께 개발에 성공한 백신이 나올 경우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런 대책들이 충분하지 않다면 미국 보건부 장관이 말한 '통제의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남의 말 같이 들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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