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수리비로만 128만원…도매시장서 떼온 물건 다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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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수리비로만 128만원 나갔어요."

5일 대전 중구 태평시장에서 건어물 가게 '공주상회'를 운영하는 권정희 씨(60·여)는 이번 수마로 큰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 중 한 명이다.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 나선 권씨는 '비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되느냐'는 물음에 건어물을 보관하는 냉장고 아랫부분을 가리키며 "여기까지 물이 찼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비가 내리는 게 아니라 완전히 쏟아 붓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권씨는 "장사하려고 큰(도매) 시장에서 떼온 물건들을 결국 버릴 수밖에 없어서 더 안타깝다"며 "미련을 없애려 한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는 지난주 수요일인 29일 비가 쏟아졌다. 이에 권씨도 수마를 피하지 못했다. 특히 권씨의 가게는 'T자' 형태의 시장 내에서도 비 피해가 가장 심한 곳에 자리해 있다. 권씨는 "수요일 밤부터 목요일 새벽 사이 물난리가 났다"며 "시장 내에서 가게가 위치한 곳이 다른 곳보다 지대가 낮아서 비로 인한 비해가 더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게를 같이 운영하는 권씨의 배우자 김동권 씨(65·남)도 "30년 가까이, 29년 동안 이 곳에서 장사를 했는데, 무릎이 물에 묻힐 정도로 비가 온 적은 딱 한 번 뿐이었다"며 "올해 배수로 정비를 한 이후 이 정도로 비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경제적으로도 타격이 컸다. 당장 지난주 목요일 아침부터 일요일까지 가게는 열었어도 제대로 된 장사는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시장 이곳저곳에 들어찼던 물이 하루 만에 빠지긴 했지만, '뻘'처럼 변한 시장 바닥을 치우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이 차면서 고장 난 냉장고 수리비를 빼더라도 장사하기 위해 도매시장에서 미리 받아둔 물건 등을 포함해 약 400만원 넘게 손해를 봤다. "평균적으로 하루 매출이 50~60만원 수준"이라고 한 김씨의 말을 고려하면 불과 하루 새 10일 어치 장사를 손해 본 셈이다.

부부는 피해가 심했던 본인 가게보다 다른 가게 걱정을 먼저 했다. 권씨는 "아마 채소가 손해를 좀 봤을 것일 테고, 떡집도 쌀 같은 게 다 젖어서 피해가 있는 것으로 안다. 정육점이나 닭집도 다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터뷰 도중 수해가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듯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다만 "저것 좀 들고 들어와 줘요."라는 아내의 말에 손수레로 뛰어 나가는 김씨의 뒷모습에서는 걱정도 엿보였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냉장고 수리비로만 128만원…도매시장서 떼온 물건 다 버렸어요"
5일 대전 중구 태평시장에서 건어물 가게 '공주상회'를 운영하는 김동권(65·남) 씨가 수마가 덮쳤을 당시 사진 한 장을 보여주고 있다. 김씨는 "올해 배수로 정비를 한 이후 이 정도로 비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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